언제 만날까…회동시 '대장동 대화'도 주목
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대장동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하면서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기류가 점점 미묘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경선 결과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거세질 시점에 문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통해 이를 차단, 이 후보와의 관계는 정리가 되는 듯했다.
이 후보의 '턱걸이 과반'이 당내 분쟁의 씨앗이 됐지만, "경선은 원만히 진행됐다"는 문 대통령의 한 마디로 내분의 큰 불길은 잡혔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12일 '대장동 사건을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라'는 문 대통령 지시의 구체적 배경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런저런 해석이 교차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가 문 대통령에게 최근 회동을 요청한 뒤 양측이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는 시점에서 나온 메시지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 후보 측은 일단 "힘 실어준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문 대통령의 지시가 달가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여권의 선두 주자로 순항하던 와중에 튀어나온 대장동 의혹에 발목이 잡히고 당내 경선에서도 막판에 고전한 만큼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이슈인 탓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특정 대선 후보의 유불리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당 후보가 무시할 수 없는 본선 리스크를 안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이를 해소하고 가야 한다고 청와대가 판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가 이 후보 측의 잠재적 부담을 알고도 '정치적 고려' 없이 선을 그으며 원칙론을 편 것이라면 그 자체로 지지자들에게 하나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조금씩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현재권력인 문 대통령과 미래권력인 이 후보의 회동이 성사되기 전까지는 묘한 긴장이 조성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선 승리 축하로 단단해지는 듯했던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관계에 이 같은 긴장감이 조성되자 여권 안팎에서는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의 대립까지 새삼 '소환'되기도 한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비문(비문재인) 진영에 기반을 뒀던 이 후보는 당시 토론회 등에서 문 대통령에게 날을 세웠고 이는 지지자들 사이의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물론 이번 국면의 경우 이 후보 측에서도 "문 대통령의 이번 수사 지시는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2017년 당시처럼 대립이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 후보 측에서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청한 상태인 만큼 회동이 빠르게 이뤄진다면 양측 사이의 '미묘한 공기'도 생각보다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와 당내 경쟁을 벌인 이낙연 전 대표의 승복 문제 등 민주당 내의 복잡한 상황이 언제 해소되느냐가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회동 시기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나아가 회동이 성사될 경우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어떤 대화를 나눌지도 향후 양측의 관계 설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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