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지 스무이레만…오리지널 작품 가운데 가장 빨리 시청자 늘어
넷플릭스 韓 콘텐츠에 5500억원 투자…홍보는 물론 자막·더빙까지 신경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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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역대 최다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세계 1억1100만 가구에서 이 드라마를 시청했다고 13일 전했다. 현재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 수는 2억900만 명이다. 전체 구독자의 절반 이상이 '오징어 게임'을 시청했다고 할 수 있다. 종전 최고 시청자 수 기록은 미국에서 제작한 '브리저튼'의 8200만 가구다. 지난달 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스무이레 만에 이보다 3000만 가구를 더 모았다. 공개일 기준 한 달 시청자 수 기준으로도 히트작으로 꼽히는 '하우스 오브 카드'와 '종이의 집'을 제쳤다. 미국 CNN은 "넷플릭스의 모든 오리지널 작품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시청자 수가 늘었다"라며 "엄청난 인기를 그대로 보여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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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 태평양 콘텐츠 총괄 VP는 "2015년 한국에 투자하면서 세계에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했다"라며 "상상만 했던 꿈같은 일을 '오징어 게임'이 현실로 만들어줬다"라고 밝혔다. 이어 "황동혁 감독이 오랫동안 구상한 이야기가 어느 곳에서도 만들어지지 못했을 때 우리는 그 매력을 찾아냈다. 세계 팬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고 믿었다"라고 했다. '오징어 게임'은 세계 곳곳에서 연일 화제를 모은다. 이정재·박해수·정호연 등 주연들은 지난 6일 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했고, 상징 이미지는 최근 뉴욕 타임스퀘어 중심에 등장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키트' 등 한국 문화를 향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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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흥행의 동력으로는 한국 특유의 감수성과 보편적인 감정이 손꼽힌다. 특히 옛날 놀이가 소구력으로 작용했다. 황 감독은 게임을 정교하게 설정해 승리를 따내기 힘든 일본 서바이벌 작품들의 형태를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간단한 아이들 놀이를 빌려 직관적으로 게임을 따르게 했다. 이야기도 쉽게 풀었다. 거액의 상금이 걸린 게임에서 패하면 바로 목숨을 잃는 흐름이 반복된다. 대본이 완성된 2009년에는 허무맹랑한 판타지로 치부됐다. 지금은 다르다. 비트코인, 부동산, 주식 등 일확천금을 노리고 하는 게임에 익숙해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돼 대다수가 극한 경쟁에 내몰려 있다. 황 감독은 "한국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고 스트레스로 가득하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5000만 명이 '오징어 게임' 참가자처럼 경쟁한다"라며 "이를 조장하는 사회를 용기 있는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로 우화처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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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품은 세계관은 넷플릭스를 만나 만개할 수 있었다. 애초 한국을 직접 가입자를 모집하는 ‘미디어 마켓’으로만 보지 않았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맡겨 중국·동남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으려 했다. 창작자·제작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첫 작품부터 과감하게 투자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무려 570억원을 썼다. 당시 한국에서 발생하는 57개월 매출이었다. 올해는 한국 콘텐츠에 약 55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 4년간 투자 총액 7700억원의 70%가 넘는 액수다. 김 VP는 지난 2월 넷플릭스 콘텐츠 로드쇼 ‘See What’s Next Korea 2021’에서 "한국 콘텐츠를 함께 느끼고 제작자들과 동반 성장하며 후방 효과를 만들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신선한 볼거리 제공은 물론 런칭에도 상당한 공을 들인다. 단순한 홍보와 마케팅을 넘어 자막, 더빙까지 신경 써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일조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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