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정점으로 치닫던 경선 후폭풍을 봉합하면서 본격적인 본선 모드로 돌입하게 됐다. 내주 18일(월) 행안위 국감, 20일(수) 국토위 국감 등에서 경기도 국감이 예정돼있는만큼 대장동 논란에 대한 대응에도 총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됐다. 적어도 외부의 적 앞에서 내부분열의 리스크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0.13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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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 송 대표가 경선 무효표 논란에도 불구, 당대표로서 원칙을 확고부동하게 지켜낸 것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예컨대 이낙연 캠프 측이 요구한 당무위원회 소집 등을 받아들이면서도 결과적으로 이 후보의 대승적 결단(승복)을 이끌어냈다는 점을 송 대표의 원칙과 유연한 리더십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
사실 경선 이후 민주당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악화일로였다. 지난 10일 이재명 후보가 서울 경선에서 51.45%, 이낙연 후보가 36.50%를 얻은 반면, 3차 선거인단에서 이재명 후보가 28.30%, 이낙연 후보가 62.37%를 획득하는 정반대 결과가 나오면서 양측간 갈등의 골이 정점을 찍었다. 이른바 불복 논쟁이 불거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재명 후보가 총 50.29%로 이겼지만, 과반을 겨우 넘기면서 조기사퇴 후보들의 무효표까지 포함할 경우 이재명 후보의 총합계 비율이 과반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결국 결선까지 가야 한다는 이낙연 후보 측의 주장이 거세지는 빌미가 됐다.
이낙연 후보는 급기야 정세균·김두관 등 중도 사퇴 후보의 무효표 논란을 지적하면서 선관위에 공식 이의를 제기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당대표-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2021.10.13 yooksa@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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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경선 도중 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표를 무효로 했는데 이낙연 후보 측은 기존 받은 표는 합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경우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50%를 밑도는 49.33%를 기록,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되는 상황이다.
이낙연 후보 측이 경선 결과를 문제삼으면서 이재명 후보와 이 후보 지지자 간 격렬한 갈등 국면이 조성됐다. 시간을 지날수록 민주당의 원팀 가능성은 작아졌다.
설훈 의원 등 이낙연 캠프 인사들이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제기하면서 '구속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등 발언 수위도 높아졌다.
송 대표는 이같은 상황에서 경선 결과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11일부터 송 대표의 강단이 빛을 발했다. 송 대표는 "어제 이재명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했고, 제가 추천서를 전달했다"며 "당헌·당규는 제가 당 대표일 때 만든 것이 아니라 이해찬 전 대표 때 만들어져 지난해 8월 이낙연 전 대표를 선출하던 전당대회 때 통과된 특별 당규"라고 못 박았다.
당헌·당규상 다소 해석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수차례 관행적으로 민주당 내부의 암묵적 동의가 이뤄진 사실상의 관습법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이낙연 필연캠프 해단식을 마친뒤 꽃다발을 들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1.10.14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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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이튿날인 지난 12일에는 여권 지지층으로부터 영향력이 있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중도 사퇴 후보의 무효표에 대해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후보자가 사퇴한 경우 '그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규정은 18·19대 대선에도 있었고, 20대 대선에서는 더 확고하게 내용을 바꿔서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분명히 규정이 돼 있다"며 "검토를 해봐도 이것은 달리 해석할 수가 없다"고 거듭 못을 박았다.
송 대표는 YTN 인터뷰에서는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이 자신을 강도높게 비판한 것에 대해 "거의 일베 수준으로 공격했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공해 악의적 비난을 퍼부었다. 이런 행태는 일베와 다를 바 없다"고 질타했다.
설훈 의원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의 구속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대변인처럼 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고 따끔하게 꼬집었다. 이낙연 후보 측이 이를 강하게 비판했지만, 송 대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도 이낙연 캠프가 요청한 당무위원회 소집 안건을 수용했다. 이낙연 캠프가 요청한 이의 제기와 관련해 최고위원회에서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있었지만, 원팀을 위해 이낙연 후보의 퇴로를 마련해준 배려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선후보-당대표-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국회를 떠나고 있다. 2021.10.13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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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낙연 후보는 지난 13일 "대통령 후보 사퇴자 득표의 처리 문제는 과제를 남겼지만, 그에 대한 당무위원회 결정은 존중한다"며 "이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리라 믿는다.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숙고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승복을 공식 선언했다.
이후 송 대표는 승리 방정식인 원팀 구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이낙연 후보와 연이어 전화 통화를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재명 후보에게 이낙연 후보를 찾아 뵈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현재 이재명 후보와 통합 선대위를 구성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재명 캠프 측 조정식 공동선대위원장과 윤관석 민주당 사무총장이 통합 선대위 구성 논의를 벌이고 있다. 송 대표는 이후 구성될 통합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내년 3월 9일 대선을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하게 된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자칫 대선후보들 간 갈등의 골이 내부분열로 치달을 수 있는 위기 국면이었다"면서 "어찌됐든 정권 재창출을 위해 가장 득표를 많이 받은 이재명 후보에게 힘을 실으면서도 이낙연 후보를 배려했다는 것은 송 대표의 유연한 협상가적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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