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불법출금' 이광철 첫 공판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1.10.15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박형빈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첫 정식 재판에서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이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비서관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선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과정에 핵심 역할을 한 봉욱 전 차장의 언론 보도를 찾아볼 수 없다"며 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또 "대검 차장의 승인 속에 이뤄진 사실을 왜 보도하지 않고 수사하지 않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피고인들을 현미경으로 샅샅이 살핀 데 반해 봉 전 차장에 대해서는 망원경을 들어 언론 보도를 철저히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김 전 차관 출국금지에) 일체 개입한 바 없다"며 "대검찰청 수뇌부가 출금에 개입한 사실이 이규원 검사의 진술과 대검 관계자 진술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는 함께 재판을 받는 이규원 대전지검 부부장검사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이 검사는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을 통해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결정과 지시는 모두 봉욱 당시 대검 차장이 했다고 주장했다.

봉 전 차장은 이 검사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 전 비서관과 이 검사, 차규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2019년 3월 22일 김 전 차관이 출국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이를 불법으로 금지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여러 차례 공판준비기일이 열렸으나 정식 공판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 전 비서관 등은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작심한 듯 자신의 입장을 직접 길게 말했다. 그는 "결정을 승인한 결재라인과 대검 차장, 핵심 관계자를 두고 단순히 이행한 사람들만 여론의 표적을 만들어 인격 살인했다"고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수사팀을 해체한 것이 누구냐"며 "해체해 놓고 수사가 미진하다고 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반발했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출금 의혹을 수사해온 수원지검 수사팀은 6개월의 수사 끝에 이날 법정에 선 3명과 이성윤 서울고검장 등 4명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조국·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 봉 전 차장 등 수뇌부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하지 못한 채 수사팀이 해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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