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말 다시 꺼내든 오세훈 "대장동 개발, 첨단 금융기법 악용"
여당 "경기지사 오세훈으로 명패 바꿔라" 비판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출자비율 및 배당비율 피켓 들고 답변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문다영 기자 = 서울시 국정감사장에서 이틀째 '대장동 공방'이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분석한 팻말을 다시 꺼내 들며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비판에 나섰고, 여당 의원들은 오 시장의 대장동 비판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오 시장은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적은 지분에도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간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출자비율 및 배당비율'이라고 적힌 설명 팻말을 꺼내 들며 "서울시는 절대 저런 사업구조를 짜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기술적으로 정교한 지식을 가진 어떤 자가 구조를 짜는 데 깊이 관여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이재명 지사의 변명처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안정적으로 1천800억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는데 그런 이익을 특정 민간사업자도 갖도록 하는 건 누가 봐도 상식에서 많이 벗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에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묻는 송 의원의 말에 "서울시는 이런 사례가 전혀 없다"며 "쉽게 비교해서 설명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대장동처럼 민관 합작 방식으로 민간사업자에게 막대한 이익을 주는 구조가 바람직하냐는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의 질의에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이 지사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국토위 국감 출석한 오세훈 서울시장 |
오 시장은 "이재명 지사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안정적 수익을 미리 확정했다'는 주장은 달리 말하면 최대 주주임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수익을 일정 비율로 고정해놓고, 막대한 수익을 화천대유나 천화동인에 가도록 첨단 금융기법을 악용한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처음부터 민간 사업자에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설계가 된 것"이라며 "금융기법이나 각종 부동산 법령 등에서 풍부한 경험과 정보를 가진, 매우 유능한 프로들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보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국감 내내 오 시장과 야당 의원들의 대장동 비판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오 시장은 명패를 경기지사 오세훈으로 바꾸라"며 "성남에 있는 대장동 패널 들고서 서울시장 명패를 달면 되겠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교흥 의원은 "대장동 질문은 경기지사에게 하고, 오 시장은 시장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정치적으로 가지 마라"며 "완전 코미디 역할인데 이런 일을 국토위는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도 "오늘처럼 야당과 피감기관이 말을 맞춘 듯이 다른 피감기관을 지적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시장은 시민들 보기에 창피하지 않냐"고 비판했다.
이에 송언석 의원은 "피감기관장이 답변에 필요한 여러 패널(팻말)이나 자료를 준비하는 것은 국감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시장 패널은 칭찬할 일이지 비난할 일이 아니다"며 오 시장을 두둔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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