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7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 모습./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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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대란을 일으킨 머지포인트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머지포인트의 사용처 확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머지포인트가 최근 호텔을 사용처로 추가했지만 사용 한도를 제한하면서 '보여주기식' 사용처 확대로 소비자들을 농락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머지포인트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는 지난 20일 공지사항을 통해 머지포인트를 베스트웨스턴 서울 가든호텔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머지포인트 환불 사태 이후 조금씩 사용처를 늘려왔던 머지포인트가 호텔로까지 사용처를 확대한 것이다.
문제는 호텔 사용 시 결제 한도를 월 1만원으로 제한했다는 점이다. 이마저도 카페와 테이크아웃 형태로는 사용이 어렵고 뷔페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다. 해당 호텔 평일·주말 뷔페 가격이 각각 4만8000원, 7만2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게다가 해당 호텔 뷔페는 e커머스를 통해 예약하면 1만원 할인한 것보다 더 싼 금액에 이용할 수 있었다. 이날 기준 티몬은 해당 호텔 뷔페인 '에이치가든 뷔페' 평일 점심 식사권을 3만7830원에 판매하고 있다. 정가에 머지포인트 1만원을 뺀 3만8000원보다 저렴한 금액이다. 머지포인트가 '공짜' 포인트가 아니라 비용을 지불하고 받은 포인트란 점을 생각하면 이를 호텔에서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인 것이다.
이렇다 보니 머지포인트 사용자들의 반발도 심하다. 네이버카페 '머지포인트 피해자 모임'에서는 공지가 올라온 직후부터 비판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조건에 갈 사람 없는 줄 알면서 면피용으로 낸 것 같다", "머지포인트가 공짜 쿠폰인 줄 아느냐", "1만원 쓰려고 호텔 가야 하냐" 등 겉보기식 사용처 확대를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머지포인트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 측은 지난 20일 공식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베스트웨스턴 서울 가든호텔에서 머지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사진= 머지포인트 애플리케이션 내 공지사항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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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머지포인트는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인 지난달 초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인 '모스버거'를 사용처로 확대할 때도 결제 한도를 두고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에도 결제 한도를 월 1만원으로 제한하면서 보여주기식으로 사용처만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엔 그래도 모스버거 가격이 1만원 내외란 점에서 큰 논란이 일지 않았지만 이번엔 고가의 호텔에서 가격 제한을 두면서 반발이 더 큰 상황이다.
머지플러스 측이 고객 비판에도 결제 한도를 제한하면서까지 사용처를 늘린 것은 어떻게든 사용처를 확대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머지포인트는 현재 모스버거, 부엉이돈까스 등 일부 프랜차이즈와 로컬 식당에서만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사용처가 부실한 상황이다. 지난 8월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지기 직전만 해도 국내 주요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사용이 가능했던 것을 고려하면 사용처가 크게 줄었다. 포인트 사업 특성상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선 사용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결제 한도를 제한하면서까지 사용처 확대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진행하는 사용처 확대가 계속되자 소비자들의 불만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전체 상담 5만2481건 중 '신유형 상품권' 관련 상담이 7004건(13.3%)으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8월 접수 건까지 합하면 2만이 넘는 상담이 접수됐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신유형 상품권 상담 대부분이 머지포인트 관련 상담이었다.
이렇게 소비자 불만이 계속되고 있지만 환불이 모두 완료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가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긴 했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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