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코로나19 사망 5명 중 1명꼴 러시아인… 낮은 접종률 탓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 최초 스푸트니크V 개발해놓고 접종률은 32%

화이자·모더나 등 서방 백신들에 비해 불신감 높아

“그냥 집에서 쉬어라” 근로자들에 ‘강제 휴무’ 부여

세계일보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중부 니즈니 노브고로드의 제23감염병병원 응급실에서 특수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니즈니 노브고로드=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다. 요즘 전 세계에서 하룻동안 사망한 코로나19 확진자 5명 중 1명꼴로 러시아 국민이란 집계가 있을 정도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인명피해가 미국, 인도, 브라질을 거쳐 이제 러시아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26일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하루 코로나19 사망자는 지난 19일 1015명을 시작으로 △20일 1028명 △21일 1036명 △22일 1064명 △23일 1075명 △24일 1072명 △25일 1069명을 기록해 연일 1000명을 훌쩍 넘고 있다. 세계에서 코로나19 일일 사망자가 1000명 이상인 나라는 러시아가 유일하다. 각국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사망자의 거의 5분의 1이 러시아 국민인 셈이다.

이처럼 사망자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폭증하는 신규 확진자가 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9일 3만3740명 △20일 3만4073명 △21일 3만6339명 △22일 3만7141명 △23일 3만7678명 △24일 3만5660명 △25일 3만7930명으로 갈수록 많아져 4만명을 넘어널 태세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와중에 세계 최초로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외신들은 “러시아에서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자국산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주된 원인”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해부터 “스푸트니크V 백신의 코로나19 예방효과가 90%가 넘는다”며 홍보에 열을 내왔지만 정작 러시아 국민들은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AZ) 등 서방 백신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여겨 접종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러시아 국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아직 32%에 불과하다. 최근 백신 접종 완료율 70%를 돌파한 한국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사정이 이렇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이달 30일부터 오는 11월 7일까지를 아예 ‘유급 휴일’로 선포했다. 월급은 줄 테니 직장에 나가지 말라는 얘기다. 식당·술집 등도 전부 문을 닫는 전국 단위 봉쇄(이동제한) 대신 일종의 강제 휴무를 주기로 한 것은 봉쇄가 일으킬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서다. 수도 모스크바의 경우 연방정부의 방역조치와 별개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60세 이상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에게 “내년 2월까지 집에 머물라”는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