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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유가 80달러 돌파…에쓰오일·SK이노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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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조정기를 거친 유가가 다시금 상승세다. 10월 11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11월물)은 배럴당 80.5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10월 20일 83.42달러까지 뛰었다. WTI 선물이 종가 기준 배럴당 80달러를 넘긴 것은 2014년 10월 말 이후 약 7년 만이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역시 8월 60달러대까지 빠진 후 최근 80달러대로 반등했다. 경제 재개에 본격 시동을 거는 국가가 늘며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이 따라오지 못해 나타난 결과다.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확률이 높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위드 코로나 가시화에 따른 이동량 증가와 겨울 한파 우려로 인한 재고 확보 수요로 유가는 4분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이 급등하며 발전용으로 원유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것 역시 유가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산 압둘자바르 이라크 석유장관은 10월 20일 “세계 원유 재고량을 늘리는 것은 시장 붕괴를 초래할 수 있어 부적절하다. 이라크는 원유 가격이 폭등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2022년 상반기에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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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약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유가 상승으로 수혜를 입는 종목에 투자자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에쓰오일 울산공장. <에쓰오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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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정유주

▷경제 재개되며 유가 더 오른다

유가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유주가 주목받는다.

국내 대표 정유주 에쓰오일은 10월 20일 1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준 3개월 주가 상승률은 10%, 6개월 상승률은 34.4%다.

에쓰오일은 상반기 영업이익 1조20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다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이다. 매출은 2020년 상반기 8조6500억원에서 12조560억원으로 뛰었다.

조현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천연가스와 석탄이 부족해 난방용, 발전용 대체 연료로 등유, 경유 수요가 가파르게 회복되고 있다. 겨울이 시작되며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에쓰오일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 항공 여객 수요까지 회복되면 정제마진이 추가로 오를 여력이 있다”고 분석하며 목표주가를 12만8000원에서 13만8000원으로 올렸다.

수소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적극 나선다는 것도 눈여겨봄직한 사안이다. 9월 에쓰오일은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바이오 연료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맺었다. 두 기업은 수소 인프라 구축, 수소 공급 운영 사업 개발, 청정 암모니아 수소 유통 사업 추진 등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앞서 올해 초에는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FCI의 지분 20%를 확보해 수소 사업을 위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FCI는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 특허 40여건을 보유했다. 2027년까지 최대 1000억원을 투자해 100㎿ 이상 규모 전지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그린수소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이 밖에 서울 시내에 복합 수소 충전소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버스·트럭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업계가 추진하는 코하이젠(Korea Hydrogen Energy Network)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다른 정유 대장주 SK이노베이션도 예의 주시할 만한 종목으로 언급된다.

8월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10월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 법인 SK온을 출범시키면서 한동안 투자 심리는 다소 악화됐다. SK이노베이션이 SK온 지분 100%를 보유하면서 기존 주주들은 신설 법인 지분을 가질 수 없게 된 탓이다. 여기에 SK온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 실적과 주가가 당분간 우상향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사업이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SK온 IPO 절차가 시작되려면 1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부문 상장 우려가 나오면서 SK이노베이션은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상장은 되겠지만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을 때 진행될 것이다. 2023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핵심 사업인 석유는 지난해 부진을 털고 성장세를 이어간다. 중국이 정유 산업 공급 과잉 해소, 이산화탄소 배출 등을 목적으로 소규모 정제시설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공급 부담은 줄었는데 인도와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산업 활동이 정상화되며 석유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 전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은 정유·화학·윤활유 부문에서 국내 경쟁사 대비 2배 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했다. 정제마진이 구조적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은 설비 가동률을 올릴 여력이 있다. 정유 업종 최선호주”라며 목표주가로 40만원을 제시했다. 10월 20일 종가는 25만8000원이다.

GS칼텍스를 손자회사로 둔 GS도 유가 상승 수혜가 예상된다. GS칼텍스 실적은 올 들어 회복세가 뚜렷하다. 2020년 상반기에는 순매출 11조7090억원, 영업손실 1조165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순매출 14조1746억원, 영업이익 1조118억원으로 반등했다.

이 밖에 석유 공급 업체 중앙에너비스는 하반기 한때 1만2000원대까지 주가가 빠졌으나 유가 고공행진에 힘입어 10월 2만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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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도 수혜 기대

▷플랜트 발주 늘어날 가능성 높아

정유주 이외 종목 중에서는 한국가스공사와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유가 상승 수혜주로 손꼽힌다.

한국가스공사는 국내 가스 도매업과 유가에 연동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이 주요 사업이다. 유가가 오르는 가운데 천연가스값 역시 뛰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실시하지 않은 주주 배당을 올해는 재개할 계획이라는 것도 호재다. 한국가스공사는 정부의 배당 정책 가이드라인에 따라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40%를 배당한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수소 사업을 키울 계획이라는 것도 기대를 모은다. 한국가스공사는 9월 말 ‘비전 2030 선포식’을 열고 수소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그린수소 생산·도입, 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 2030년 수소 연 83만t 공급, 2030년까지 수소 충전소 152개 구축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1조원대 안팎인 영업이익을 2030년 3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익이 개선되고 있고 수소 사업 부문의 구체적인 매출과 이익 전망치가 발표되면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뛴 만큼 조정을 받을 때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며 목표주가를 3만2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올렸다. 10월 20일 종가는 4만6400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정유·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한다.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으로 발주 환경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트렌드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상황에 맞춰 지난 4월 탄소중립,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을 확대 계획을 발표한 것도 장기 성장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1호 (2021.10.27~2021.11.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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