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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BNPL 서비스를 아시나요? 스퀘어·마스터카드도 탐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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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소비 시장에서 BNPL 서비스가 꾸준히 주목받는다. BNPL은 ‘Buy now, pay later’를 줄인 말이다. 말 그대로 물건을 먼저 구매하고 값은 나중에 지불하는 결제 방식을 가리킨다.

BNPL은 신용카드 서비스와 비슷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이용하려면 까다로운 발급 절차를 거쳐야 한다. BNPL은 신용등급이 낮아도 쓸 수 있고 할부 거래 수수료가 없거나 적다.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가맹점에 신용카드보다 높은 수수료를 매겨 수익을 낸다. 통상 신용카드 가맹 수수료는 3%대를 넘지 않는데 BNPL 수수료는 최고 6~7%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고객층을 넓힐 수 있고 할부 거래를 하면 지출 규모가 커지는 경향이 있어 BNPL을 도입하는 가맹점이 많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 사이에서 BNPL이 특히 인기가 많다는 것도 BNPL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가 늘어나는 이유다. MZ세대는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며 시장 주요 세력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강한 소비 욕구에 비해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약해 BNPL 서비스 수요가 크다.

시장 전체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BNPL 시장 규모는 2020년 4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22.4% 성장이 기대된다. 잠재력이 크다는 평이 나오자 금융투자 업계에서도 BNPL 관련 종목에 관심을 보인다.

매경이코노미

글로벌 소비 시장에서 BNPL 서비스가 꾸준히 주목받는다. BNPL은 물건을 먼저 구매하고 값은 나중에 지불하는 결제 방식을 가리킨다. 사진은 BNPL 서비스 어펌을 이용하는 모습. <어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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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애프터페이 인수한 스퀘어

▷애플, 아마존과 협업하는 어펌도 관심

스타트업 중에는 스퀘어와 어펌이 주요 종목이다.

스퀘어는 소셜미디어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2009년 설립한 핀테크 업체다. 소상공인 전용 결제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대금 청구서 관리 솔루션, 고객 예약 관리 소프트웨어, 직원 임금·근무 일정 관리 솔루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송금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올해 8월 호주 BNPL 기업 애프터페이 인수 계획을 알려 화제가 됐다. 애프터페이는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할 때 물건값을 6주 동안 4번에 걸쳐 지불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사용 가능하며 호주와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영국, 유럽연합(EU)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8월 말 기준 이용 고객 수는 1600만명 이상, 가맹점 수는 10만여개다. 마양크 탠든 니드햄앤컴퍼니 애널리스트는 “애프터페이를 인수함으로써 스퀘어는 후불 결제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해외 시장 공략 계획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애프터페이 인수 외에도 투자 포인트는 여럿이다. 지난 3월 약 4년간의 준비 끝에 은행 사업을 시작했고 4월에는 아일랜드에서 소상공인 결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서비스 분야와 영역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7월에는 인력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 크루를 인수했고 9월에는 스페인에서 결제 솔루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실적도 성장세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97억4000만달러. 지난해 연간 매출을 벌써 넘어섰다. 2019년 영업이익 27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다시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억9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어펌은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맥스 레브친이 설립한 업체다. 어펌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3, 6, 12개월 등 원하는 할부 결제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어펌은 물건 가격과 소비자 신용등급 등을 감안해 이자율, 월별 지불해야 하는 금액 등을 결정한다. 아디다스, 월마트, 다이슨, 케이트스페이드, 펠로톤, 익스피디아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어펌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고객 충성도가 높은 기업과 잇달아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주목받는다. 애플은 최근 어펌 캐나다 자회사 페이브라이트와 손잡고 캐나다에서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8월에는 아마존이 어펌과 손잡으며 이슈가 됐다. 8월 27일 어펌은 아마존 일부 고객에게 어펌 선구매 후결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이후 제공 대상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10월 6일에는 소매 업체 타깃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타깃은 미국 50개주에 1900여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 유통 업체다. 미국 인구의 75%는 타깃 매장에서 10마일 이내에 거주한다는 통계가 있다. 영향력이 큰 업체와 협업한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어펌 주가는 최근 상승세다. 10월 20일 종가는 147.64달러, 이날 기준 1개월 상승률은 36.56%, 6개월 상승률은 118.56%다. 매출이 2019 회계연도(2018년 7월~2019년 6월) 2억6400만달러에서 2020 회계연도 5억1000만달러, 2021 회계연도 8억7000만달러로 뛰는 등 핵심 지표도 성장세다.

페이팔 역시 9월 27억달러를 들여 페이디와 M&A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하며 눈길을 끈다. 페이디는 일본 BNPL 기업이다.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까지 계좌 약 430만개를 확보했다. 아직까지 일본 시장에서는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소비자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는 평이 나온다. 페이팔 인수 소식이 날아들기 전인 지난 3월 페이디는 1억20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시장조사 업체 CB인사이트가 산정한 페이디 기업가치는 12억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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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기업도 BNPL로 성장 도모

▷골드만삭스, 그린스카이 인수

전통의 금융 업체인 마스터카드와 골드만삭스도 BNPL에 관심을 보인다.

마스터카드는 9월 말 미국과 호주, 영국에서 BNPL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서비스 이름은 ‘마스터카드 인스톨먼트(Mastercard Installments)’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바클레이즈, 핀테크 스타트업 소파이 등과 협업한다. 마스터카드 측은 “마스터카드 인스톨먼트는 소비자가 언제, 어떻게 대금을 지불할지 선택할 수 있게 해 편의성을 끌어올린다. 가맹점도 수혜를 입는다. BNPL 솔루션을 도입하면 판매 금액이 45% 증가하고 소비자가 장바구니에 담기만 하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상품 비율을 35% 줄여준다는 통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점 외에도 경제활동 재개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 포인트를 암호화폐로 적립해주는 신용카드를 내놓을 계획이라는 점이 기대를 모은다.

골드만삭스는 9월 그린스카이를 인수하기로 했다. 올해 말~2022년 1분기 내 M&A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그린스카이는 2006년 설립된 기업으로 누적 고객 약 400만명을 보유했다. 홈디포를 비롯한 주택 인테리어·보수 분야에서 활약해온 BNPL 업체다. 시장에서는 이번 M&A 계약이 골드만삭스가 소매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간 골드만삭스는 기업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2016년 소비자 금융 플랫폼 ‘마커스’를 선보이고 저축 계좌, 개인 대출, 투자 자문 등 개인 고객 대상 서비스를 선보이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마스터카드와 골드만삭스 외에 글로벌 카드 기업 비자가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를 시험 운영 중이다.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1호 (2021.10.27~2021.11.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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