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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방배5구역, 토지오염에 연내 분양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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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10곳 모두 오염물질
정화기간 10개월에 975억 예상


3000여가구 규모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최대 재건축 사업인 방배5구역의 연내 분양이 결국 물거품이 됐다. 방배5구역은 최근 분양가 상향 논란에 휩싸이며 연내 분양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택지조성 과정에서 토지오염 문제까지 불거지며 내년으로 분양이 연기됐다. 둔촌주공에 이어 방배5구역까지 재건축 대단지들의 분양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서울 공급절벽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5구역 재건축조합은 건축물 철거 후 토양 오염물질 조사에서 불소화합물이 발견돼 정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서초구가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시한 표본조사지역 10곳에서 모두 오염물질이 발견돼 착공이 지연되게 된 것이다.

조합측은 "조사 결과에 따라 정화기간 최대 10개월 이상, 정화비용 975억원 이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방배5구역 재건축은 부지 면적이 9만㎡를 초과해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다. 2013년 환경영향평가 당시 '지구내 지장물 철거 후 토양오염 우려시설(세탁소 3곳, 정비소 2곳, 세차장 1곳, 주차장 2곳) 등 10개소에 토양오염 조사를 시행하라'는 조건을 부여받았다. 최종 조사결과 불소는 10곳 모두, 비소는 3곳, 아연은 1곳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타났다.

조합 측이 제시한 정화기간을 최소 10개월로 감안해도 분양은 내년 8월 말에나 가능하다. 분양 연기로 주택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일반분양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만길 방배5구역 재건축조합장은 조합원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정화 비용은 분양가상한제에서 택지비 가산 비용으로, 일반 분양분 만큼 가산이 가능해 최대한 일반분양가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예를 들어 정화비용이 1000억원이면 이 중 400억원은 일반분양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조합이 이런 사실을 미리 알고도 감추기에 급급했다며 조합장 해임 추진과 형사고발까지 나서겠다는 분위기다.

한 조합원은 "불소 오염토 문제로 1년 넘게 착공이 지연될 수 있는데, 10월에 착공한다고 거짓말을 하며 사실을 숨겨왔다"며 "조합원당 1억원 이상 비용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6월에 알고도 지금까지 숨긴 것을 간과할 수 없어 오는 31일까지 해명이 없다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에서 드문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계획했던 연내 분양이 지연되면서 서울 분양 가뭄은 악화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1만 가구가 넘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내년 2월로 분양을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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