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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위드코로나, 기업 지속가능성 시험… ESG 도입해야 생존” [2021세계금융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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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팬데믹, 책임투자 필요성 깨닫게 해

비재무적 요소 경영철학에 녹여내야

금융계·산업계·소비자 등 사회 각 영역

ESG에 기반 둔 의사결정 체질화 필요

자발적 참여로 K-ESG 환경 구축 위해

기업들, 개방형 혁신 플랫폼 만들어야

세계일보

26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백두홀에서 열린 2021 세계금융포럼에서 ‘우리나라 ESG 금융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세션1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좌장 문철우 성균관대글로벌경영학과 교수, 박동규·이병희 한양대 경영학 교수, 김형미 상지대 사회경제학과 부교수. 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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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기후변화 관련 글로벌 투자자 모임인 ‘기후 행동 100+’는 한국 탄소중립위원회에 공식서한을 보냈다.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고 민간 석탄발전소 퇴출 문제를 논의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앞서 올해 초 영국의 비영리 단체 셰어액션과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 세계 최대 상장 헤지펀드 맨그룹을 포함하는 35개 사회단체 및 기관투자자로 구성된 협의체는 석탄산업 발전에 가장 많은 자금을 공급하는 24개 글로벌 금융회사에 보다 친환경적인 자금 공급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

탄소중립 시대와 맞물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 기업과 금융사들은 어떤 방식으로 이 흐름에 동참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26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세계금융포럼: 금융의 ESG 대전환 및 정립방안’에서는 우리 사회에 맞는 ‘한국형 ESG’(K-ESG) 표준 개발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날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적 ESG 흐름 속에서 한국의 ESG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각 경제주체 간 입장과 시각을 고루 반영한 한국형 K-ESG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그러면서 ESG 가치의 내재화, 포용적 ESG, ESG 추진전략 구축을 제언했다.

세계일보

김용진 국민연금공단이사장 26일 서울 용산 드레곤시티 그랜드볼룸 백두홀에서 열린 2021 세계금융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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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투자자, 금융계, 산업계, 소비자, 공공부문 등 우리 사회 각 영역에 걸쳐 ESG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과 생활양식이 체질화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한국 사회의 약점을 극복하고 역량을 강화해 진정한 선진사회로 갈 수 있는 ‘퀀텀 점프’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경쟁이 아닌 포용의 태도로 ESG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함께 ESG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정부보다는 각 주체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으로 K-ESG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ESG 시대에 금융·투자업계에 요구되는 과제와 이를 위해 국민연금이 진행하고 있는 ESG 혁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기업에 책임투자의 필요성을 깨닫게 했다면, 이어질 ‘위드코로나’ 시대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더욱 강하게 시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속가능성을 키우는 방법은 ESG 요소를 개선하는 방향일 수밖에 없으며, 비재무적 요소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경영철학에 녹이는 기업이 생존 경쟁에서 앞서나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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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 백두홀에서 세계일보와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금융의 ESG 대전환 및 정립방안’을 주제로 주최한 2021 세계금융포럼에서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 등 주요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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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이미 기업이 마땅히 이행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를 신중히 살피고 있다.

국민연금공단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1130여개 코스피·코스닥 기업에 184조원(6월 말 기준)의 투자를 집행하는 장기투자자로서 안정적인 수익증대를 위해 ESG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06년 책임투자펀드 운용을 시작했고, 2009년 유엔책임투자원칙(UN PRI)에 가입했다. 2015년엔 ESG 평가 기준을 마련했으며 2017년부터 국내주식 투자의사 결정에 ESG 요소를 반영했다. 또 2018년 7월 국내 연기금 가운데 처음으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가 수탁자의 책임을 다하도록 행동원칙을 규정한 자율규범)를 도입했으며, 2019년에는 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와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에, 지난해에는 ‘기후변화에관한아시아투자자그룹’(AIGCC)에 가입했다.

국민연금은 금융시장 전반에 ESG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향후 ESG 평가체계에 따른 기업 ESG 등급 산출을 1년에 두 차례 도입하고, ESG 평가등급이 D인 경우 초과 편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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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이 26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 백두홀에서 세계일보와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주최한 2021 세계금융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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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장은 “앞으로 국민연금은 자본시장 참여자가 ESG를 보다 심도 있게 고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의 거래기관이 기업분석이나 운용보고서를 작성할 때 ‘비재무적 요인’을 담도록 할 예정”이라면서 “아울러 책임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적인 책임투자 협의체에 가입해 선진 사례 교류 등을 통한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앞으로 투자 제한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ESG 평가체계와 방식 등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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