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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일본처럼 치를 수 없다"..베이징 초고강도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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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100일 앞으로
방역 실패로 도쿄올림픽 무관중
연임 포기한 스가 사례 반면교사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27일 베이징동계올림픽 D-100일 맞아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초고강도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올림픽 개최도시인 베이징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아직 10명 미만에 불과함에도 초강경 봉쇄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초기 방역 실패로 지난 7~8월 열린 하계올림픽을 망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올림픽에서 세계 초강대국이라는 면모를 보여주려는 의욕을 내비쳐 왔다. 하지만 베이징올림픽이 실패로 끝나면 내년 하반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는 초기 방역 실패로 도쿄올림픽을 무관중으로 치르면서 지지율 하락과 함께 연임에 실패한 바 있다.

이에따라 중국은 올림픽 개최도시인 베이징에서 단 1명의 코로나19 환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제로(0) 코로나'에 근접하기 위한 초고강도 방역에 매진중이다.

26일 주중 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확진자와 같은 지역에 있었다면 현지에서 14일 격리해야 하고 옆 지역이라면 베이징에 돌아와서 같은 기간 격리가 의무화됐다"고 전했다.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한 지역에선 베이징으로 곧바로 들어올 수 없다. 예외 없이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국 정부는 오는 31일 개최 예정이었던 베이커 베이징마라톤대회를 비롯해 베이징에서 열리는 모든 마라톤대회를 연기했다. 콘퍼런스나 포럼은 줄였고 다른 지역을 오가는 단체관광은 중단했다. 19일부턴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에도 들어갔다.

중국 정부는 외국 유입은 어쩔 수 없더라도 지역 감염은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체제 우월성과 시 주석의 치적을 쌓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후난성 등 일부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간쑤성, 네이멍구, 후난성 등 11개 지역으로 확대됐고 수도 베이징까지 침입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 19일 닝샤후이족자치구를 다녀온 이가 양성 판정을 받은 뒤 베이징 방역 만리장성은 70일만에 무너졌다. 전날 24시 기준 베이징 전체 확진자는 17명이다. 양성 반응이 나와도 기침, 발열 등 증상이 없으면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까지 합치면 19명으로 늘어난다.

베이징이 뚫리면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도 장담할 수 없다. 6개월 전 일본은 방역과 올림픽 모두 실패했고 스가 총리는 스스로 연임을 포기했다.

시 주석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내년 10월 중국공산당대회의 3연임 결정을 위한 징검다리로 보고 있다. 샤오캉(모두 풍요로운 삶) 실현과 함께 시 주석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만들려고 하다는 뜻이다. 중국이 고강도 통제를 하면서도 백신을 접종한 고위직의 격리를 면제해주는 것은 '올림픽 흥행'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방역 규범집인 플레이북을 내고 어떤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를 총체적으로 설명했다. 플레이북의 매뉴얼은 8개 키워드와 6개 원칙을 담았다. △백신 접종 △동선과 훈련·숙박 폐쇄적 관리 △핵산검사와 N95동급 마스크 착용 △발생시 신속 대응 △체온관리 △경기 간소화 △인원 규모 축소 등이 핵심 원칙이다.

조직위는 경기 기간 동안 강력한 방역 정책이 적용키로 했다. 백신 접종이 완료되지 않은 선수와 팀 관계자, 방송·취재 인력 등 대회 참가자는 베이징 도착 전 2번, 도착한 후 1번의 핵산검사를 받고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베이징 도착 후 21일간 격리도 의무다. 접종을 했어도 마냥 자유로울 수 없다. 출국 날까지 경기장과 훈련장, 숙소, 식당 등을 벗어날 수 없는 '버블 시스템'이 적용된다.

시 주석은 전날 "100여일 뒤면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개막한다"면서 "녹색.공유·개방이라는 유치 이념을 깊이 있게 설명해 탁월한 올림픽의 새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력한 방역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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