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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페북, 허위정보 방관… 음모론 집단 간접적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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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 하우겐 英의회서 주장

“해악 줄이려면 외부 규제가 필요”

저커버그 “운영 문제없다” 맞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극단주의를 조장하고 유해 콘텐츠를 방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페이스북 전 직원이자 내부고발자인 프랜시스 하우겐은 2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외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맞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하우겐은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에 대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회사”라며 “저커버그 CEO가 일방적으로 경영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 미치는 해악을 줄이려면 외부 규제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극단주의가 판을 치는 배경에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은 허위 정보가 담긴 콘텐츠를 방관해 음모론을 퍼트리는 집단을 간접적으로 격려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시작된 하우겐의 폭로를 계기로 미국 언론들도 페이스북 때리기에 가세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CNN, AP통신 등 18개 언론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하우겐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내부 문건을 입수해 이날부터 심층보도를 시작했다. 컨소시엄은 이날을 엠바고로 지정해 같은 날 보도를 쏟아냄으로써 뉴스의 집중도를 높였다.

‘페이스북 페이퍼스’란 제목으로 보도된 폭로 문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에티오피아, 미얀마 등 내전이 벌어지는 나라에서 폭력을 부추기는 게시물이 확산하는데도 알고리즘을 이용해 오히려 이를 부추겼다. 인신매매 같은 범죄에 동원되는 사실도 2018년부터 이미 내부 직원들이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전 세계 언어별 전문가를 충분히 고용하지 않아 유해 콘텐츠 확산을 방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저커버그는 언론의 보도를 ‘음해’로 규정했다. 그는 “선의의 비판은 분명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최근 보도는 회사에 잘못된 그림을 덧씌우기 위한 공동의 노력일 뿐”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이념적 양극화를 부추겼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저커버그는 “사회적 현상의 반영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극단주의는 사회적 문제인 탓에 단순히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소셜미디어상에서 나타나는 이념 양극화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미국에서 일어났던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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