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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故 김학순 할머니, 20세기 용감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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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24년 만에 부고기사 실어

‘간과된 인물들’ 연재로 재조명

위안부 첫 증언 등 생애 전반 보도

“日 부인 역사에 생생한 힘 실어”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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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는 처음 피해사실을 고발한 고 김학순 할머니의 부고 기사(사진)를 실었다. 고인이 1997년 12월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지 24년 만이다.

NYT는 25일(현지시간) 지면에서 부고면 절반을 할애해 ‘간과된 인물들’(Overlooked) 시리즈의 일환으로 고인의 생애와 증언의 의미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해당 시리즈는 NYT가 1851년 이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주목할 만한 인물의 부고 기사를 통해 늦게나마 그들의 삶을 조명하려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2018년 3월 유관순 열사의 부고 기사가 실린 바 있다.

기사는 고인이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피해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사실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후 매년 8월 14일이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지정돼 각종 기념행사가 열린다는 점도 소개했다. NYT는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수십년간 부인해오던 역사에 생생한 힘을 실어줬다”고 고인의 업적을 평가했다.

당시 한국에서 성폭행 피해자는 침묵을 지키는 게 일반적이었다. NYT는 “금기를 깨고 용기를 낸 김 할머니의 증언은 세계에 흩어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추가 증언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과거 일본군 위안소 운영을 반인류 범죄로 규정한 게이 맥두걸 전 유엔 특별보고관이 최근 “내가 보고서에 쓴 어떤 것도 김 할머니의 30년 전 직접 증언이 미친 영향력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는 대목도 기사에 포함됐다. 역사학자 알렉시스 더든 미 코네티컷대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김 할머니는 20세기의 가장 용감한 인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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