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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오늘의시선] 위드 코로나 실패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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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조치 취한 英·獨 등 감염자 급격 확산

백신접종률 높이며 의료시스템 확충 돼야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4076만8114명으로 전 국민의 79.39%이며, 접종완료자는 3576만8114명으로 전 국민의 70.09%가 됐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9개월 만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 도입 초안이 25일 공개됐다.

정부 발표안에 따르면 11월부터 총 6주 간격 3단계에 걸쳐 시행될 예정으로 4주간 시행하며, 2주간의 평가기간을 갖게 된다. 이렇게 되면 1차 개편은 11월부터, 2차 개편은 12월 중순부터, 3차 개편은 내년 1월 이후로 예상된다. 위드 코로나 로드맵의 핵심은 보편적 방역 규제에서 위중증 및 사망자 억제로의 방향전환이며, 의료체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방역을 최대한 완화해 국민경제와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세계일보

전병율 대한보건협회장 전 질병관리본부장


주요 국가의 위드 코로나 정책을 보면 영국은 7월 19일(접종완료율 53%)에 모든 실내외 모임과 영업제한, 마스크 착용의무화를 해제했고, 싱가포르는 8월 10일(접종완료율 66%)에 백신패스 제도 도입과 5인 모임을 허용했다. 덴마크는 9월 10일(접종완료율 74%)에 모든 실내외 모임과 영업제한을 해제하는 등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채택했다. 이와 같이 해외 주요국이 백신 접종완료율 50~70%대 시점에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한 점을 볼 때 접종완료율 70%를 상회하는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에서의 위드 코로나 도입과 관련된 로드맵의 발표는 시의적절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 정책을 선제적으로 채택한 영국, 독일, 벨기에 등 일부 국가에서 감염자 확산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역설적으로 코로나 19의 재유행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확진판정 이후에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자가에서 ‘재택치료’ 시스템하에서 관리를 받다 증상이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 도중 사망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향후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되더라도 우리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확진자의 생명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 정비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포르투갈의 위드 코로나 정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즉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접종률(접종완료율 86.8%)임에도 방역의 긴장을 놓지 않고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토록 하는 정부 당국의 엄격함과 백신 접종완료자에 대한 3차 부스터샷 접종을 고령자 등 취약계층 대상으로 신속하게 시작했고, 시민들은 손세정제 사용을 철저히 지키는 등 자발적인 방역지침의 준수가 위드 코로나 모범국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11월부터 위드코로나가 시행됐을 경우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국가와는 달리 낮은 수준의 확진자 발생과 위중증화율, 치명률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이 반드시 실현돼야 할 것이다.

우선, 국민 개개인의 접종완료율을 최대한 상향시키되 연령대별로 백신접종률이 목표치에 미달될 경우 백신접종률을 상향시킬 수 있는 인센티브가 제시돼야 할 것이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고 있는 현재와 같이 당분간은 실내외 불문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유지토록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코로나19 취약계층의 돌파감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고위험군 대상 부스터샷 접종이 강력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끝으로, 접종완료율의 증가로 확진자 발생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다르게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에 대비해 확진자를 적절하게 진료하고 관리할 수 있는 공공 및 민간 거점병원 대상 의료시스템의 지속적인 정비와 확충계획을 수시로 점검하고, 필요 시 의료 인력과 각종 의약품, 방역 물품 등을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 민관협력체계 구축이 대단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사항이 위드 코로나 정책의 도입과 함께 반드시 점검돼야 할 것이다. 이로써 유비무환의 정신을 토대로 2022년에는 일상생활로의 성공적인 복귀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사회 안녕과 건강 유지가 코로나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전병율 대한보건협회장 전 질병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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