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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대출여력 바닥난 2금융권, 금리 인상 '속도'…'풍선효과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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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저축은행·보험사, 9월 대출금리 올려…총량규제·시장금리 상승 여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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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은행권에 이어 저축은행과 보험사 등 2금융권 주요 금융사들도 속속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영향도 있지만 바닥난 가계대출 여력을 감안해 자칫 경쟁사보다 금리가 낮아 대출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다. 내년부터 2금융권 소득기준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대출 가수요'도 예상되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보험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올해 대출 여력은 약 1조1400억원 수준이다. 이중 보험사 4400억원, 저축은행이 7000억원가량의 여력이 남았고, 카드사 등 여전사와 상호금융권은 대출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27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인 KB저축은행의 9월 신용대출 평균 취급 금리는 연 12.67%로 전월 대비 0.99%포인트(p) 상승했다. 6월말과 비교하면 1.44%p 올랐다. 신한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의 경우도 전월 대비 각각 0.82%p, 0.33%p 오른 13.9%, 15.38%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업계 자산 1위인 SBI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도 전월대비 0.64%p 오른 연 14.96%을 기록했다. 대신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전월 대비 각각 0.61%p, 0.44%p 오른 16.48%, 13.09%로 나타났다.

보험사 대출 금리도 올랐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9월 신용대출(무증빙) 평균 취급 금리는 연 8.30%으로 전월 대비 0.14%p 상승했다.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17%p 오른 3.4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신용대출 금리 각각 0.05%p, 0.12%p 상승한 9.44%, 9.3%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0.22%p, 0.09%p 오른 3.49%, 3.18%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2금융권에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적용함에 따라 대출 문턱을 높인 결과로 분석된다.

시장금리 상승 영향도 있었다. 시장금리 바로미터(잣대)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6월말 연 1.448%에서 9월말 1.593%으로 올랐다. 지난 25일엔 1.919%까지 상승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업체가 고정금리 대출을 취급하고 있는데, 향후 시장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미리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며 "당국의 총량규제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4분기엔 이사 등 대출 수요가 높아 금융사들이 문턱을 높이는 시기인데, 올해는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더 부각되는 모습"이라며 "보험사는 대출 취급 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조금만 늘어도 증가율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출 여력이 1조원밖에 남지 않아 금리 인상에 동참하는 금융사들이 확대될 전망이다. 대출 문턱을 최대한 높여야 '대출 중단'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소득기준 대출규제 강화를 앞두고 대출 '가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는 차주가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50%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현행 60%보다 10%p 강화된 수준이다. 7월부터는 총대출액 기준도 1억원으로 한층 강화된다.

DSR이란 개인이 보유한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합계가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규제 비율이 낮아질수록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는 줄어든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 1월 시행이라 연말까지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2금융권 금융사들도 한도가 넉넉한 편이 아니라, 모든 대출 수요를 수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일부터 신용대출 11종의 우대금리 요건을 대폭 줄인데 이어, 27일부터 아파트담보 대출의 우대금리 최대 한도를 최대한도를 0.50%p에서 0.30%p로 축소한다. 주거용 오피스텔담보 대출과 월상환액고정 대출(우리아파트론)의 우대금리 0.30%p 항목도 삭제한다. NH농협은행도 지난 22일부터 거래실적에 따라 최대 0.3%p의 금리 혜택을 주는 우대항목을 삭제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774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5.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량관리 목표를 6.99%로 계산했을 때 남은 대출 여력은 11조2237억원이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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