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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英 방역 규제 안 하는 이유, 경제 때문?… “플랜B 전환 시 29조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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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명 재택근무 시 주당 8억 파운드 손실 발생

세계일보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근처 횡단보도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영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재택근무 실시 등 방역규제를 강화하는 ‘플랜B’를 가동할 시 5개월간 180억파운드(약 29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영국 재무부와 국무조정실은 코로나19 관련 테스크포스(FT)를 꾸려 최근 이 같은 분석을 담은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플랜B로 전환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내년 3월까지 경제·사회적으로 미칠 영향을 담았다. 플랜B에는 재택근무 권고, 백신 패스 도입,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이 포함된다. 현재 영국 정부는 시행하는 방역책은 ‘플랜 A’로 백신 접종, 실내 환기 등 기본적인 규제에 국한한다.

영국 재무부는 플랜B 전환 시 수백만 명의 근로자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해 도심 지역의 자영업자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적 손실 규모는 주당 8억 파운드 이상이 발생해 내년 3월까지 최소 110억에서 최대 180억 파운드에 달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백신 패스 시행에 따른 영향도 제시했다. 영국 정부는 백신 패스 도입 시 전염을 40~45%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나, 지역감염의 2~13%가량만이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획기적인 감소는 없을 것으로 결론을 냈다. 영국은 지난달 백신 패스를 도입하려고 계획했으나 개인 질환 등의 이유로 백신 접종이 불가능한 사람에 대한 차별 가능성을 고려해 도입을 철회했다.

지난 7월 방역 규제를 해제한 영국은 신규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는 상황이다. 이날 기준 신규 확진자는 4만954명, 사망자는 263명을 기록했다.

공중보건 전문의들은 즉각 플랜B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데이비드 나바로 세계보건기구(WHO) 특사는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이 감염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는 완전히 막을 수 없고, 다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뿐”이라며 “국회의원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방역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마스크 착용을 포함한 플랜B가 아직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부 대변인은 “향후 몇 달간 힘들 것을 우리는 알고 있고, 다가오는 가을과 겨울에 대한 계획을 지난달 세운 이유도 그 때문”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플랜B가 필요치 않다”고 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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