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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3년 전 왕피천에 뿌린 연어, 지구 반 바퀴 헤엄 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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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포획장에 성어 8마리 잡혀
3년 전 방류한 연어로 확인돼
길이 4~5㎝에서 70㎝ 이상 성장
한국일보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 직원들이 지난 26일 울진 왕피천에서 포획한 연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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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경북 울진군 왕피천에 방류한 어린 연어가 지구 반 바퀴인 1만8,000㎞를 헤엄쳐 성어로 돌아왔다.

27일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민물고기센터)에 따르면 전날 왕피천에 설치된 포획장에서 올해 처음 연어 8마리를 잡았다. 포획한 연어는 암컷 4마리, 수컷 4마리이며, 지난 2018년 민물고기센터 연구진이 왕피천에 방류한 어린 연어로 확인됐다. 당시 몸길이 4~5㎝였던 어린 연어들은 미국 알래스카 인근 베링해와 북태평양을 거쳐 1만8,000㎞의 긴 여정을 마치고 회귀했다. 지구 둘레는 약 4만㎞로, 지구 반 바퀴를 헤엄쳐 돌아 온 셈이다. 왕피천에 나타난 연어는 평균 중량 2.91㎏, 평균전장 70.09㎝ 크기였다.

민물고기센터는 지난 1971년부터 어자원조성사업 일환으로 해마다 왕피천, 경북 영덕 오십천 등에서 60~70만 마리의 어린 연어를 방류하고 있다.

민물고기센터가 지금까지 방류한 연어는 총 5,346만 마리다. 센터는 포획한 어미 연어에서 얻은 성숙한 난과 정액을 인공 수정해 건강한 어린 연어로 성장시켜 뿌리고 있다. 올해는 총 1,500마리의 어미 연어를 잡아 70만 마리의 어린 연어를 생산해 방류할 계획이다.

어린 연어들은 왕피천에서 한 달 정도 머물고 바다로 떠난다. 이렇게 망망대해로 나가는 새끼 연어 중 약 3만 마리에는 민물고기센터에서 삽입한 첨단표시장치가 부착된다. 센터는 장치를 통해 연어가 몇 년 만에 돌아오는 지와 생태, 특성을 연구한다.

동해를 빠져 나간 어린 연어는 북태평양에서 3∼4년 정도를 살다 몸이 붉어지기 시작하면 산란을 위해 고향 하천으로 돌아온다. 센터 연구결과 왕피천 등을 떠난 연어들은 북해도 수역을 거쳐 베링해, 북태평양, 알래스카만 등지에서 성장하고 3∼4년 뒤 어미가 돼 방류된 하천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어는 오메가3 지방산 등이 함유돼 콜레스테롤 개선과 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뼈를 튼튼하게 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어 수입량도 해마다 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2016년도 2만7,537톤에 달했던 연어 수입량은 올들어 4만2,609톤으로, 5년 새 54.7% 늘었다.

이영석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연어 양식산업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시험 및 연구를 하고 있다"며 "자원 증대를 위해 인공 부화를 통한 방류 사업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울진=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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