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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문재인 정부 ‘공공기관 추가 이전’ 물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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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 공약했지만 소극적 태도

수도권 공공기관·출자회사 346개

시민단체 “로드맵이라도 발표해야”

국토부는 “사회적 공감대 없으면…”


한겨레

지방분권전국회의 등 지역 시민단체들이 지난 26일 공공기관 이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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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국토교통부가 2005년 1차 공공기관들이 이전한 뒤에도 수도권에 잔류하고 있는 공공기관들의 지방이전 계획안을 임기 안에 확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방분권전국회의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지난 26일 청와대 앞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국토부는 공공기관 추가 이전 계획을 세워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재율 지방분권전국회의 공공기관추가이전부산운동본부 고문은 “문재인 정부에서 어떤 공공기관들이 추가 이전 대상인지를 정해 ‘로드맵’이라도 발표해야 다음 정부에서 실행할 수 있다. 그 정도도 하지 않으면 다음 정부는 이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 국토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과 공공기관 출자회사는 346개에 이른다. 이민원 전국혁신도시포럼 대표(광주대 교수)는 추가로 이전해야 할 공공기관을 120~210개, 해당 공공기관이 투자하고 출자한 회사를 279개로 집계했다. 2005년 참여정부 때 조성된 혁신도시 10곳에 이전한 공공기관이 153개에 그치면서 지역발전 동력이 되기엔 미흡해 공공기관 추가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민원 대표는 “공공기관 추가 이전만으로 지방소멸을 막을 수 없다. 공공기관이 설립한 279개 기업도 이전할 수 있도록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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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원 전국혁신도시포럼 대표가 집계한 추가 이전 대상 공공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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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인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소극적이다. 김부겸 총리는 지난 9월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올가을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별다른 반전은 없었다.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지난 9월 “(2차 공공기관 추진과 관련해) 지난해 청와대에 로드맵을 보고했는데, 정무적 판단 때문에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가 이전 공공기관 수 122개를 제시한 뒤 말만 무성했다. 급기야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지난 14일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에서 “이번 정부 내 공공기관 추가 이전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민선 국토부 혁신도시정책총괄과 서기관은 “(지난 14일 장관의 발언은) 2005년도처럼 전면적인 공공기관 이전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해당 공공기관들의 노조 반발이 심하고 공공기관을 유치하려는 자치단체들의 갈등도 심하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전면적인 공공기관 추가 이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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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혁신도시 풍경.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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