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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2.1m 높이의 고릴라상, 페이스북 본사 앞에 등장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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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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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이스북 본사 앞에 2.1m 높이의 고릴라상이 등장했다. 엿새 전 뉴욕 월스트리트의 명물 성난 황소상 앞에 설치돼 눈길을 끌었던 바로 그 고릴라상이다.

CNN방송은 시민단체 ‘사피엔 트라이브’가 월가에 이어 페이스북 본사 앞에 1만 개의 바나나와 이를 바라보고 있는 고릴라상 ‘하람베’를 설치했다고 27일 보도했다. 하람베는 2016년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고릴라 우리 안에 떨어진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총에 맞아 죽은 고릴라다.

사피엔 트라이브는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을 무시하고 착취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보여주기 위해 하람베를 데려왔다”며 “이제 이런 플랫폼은 끝내야 할 때가 됐다”고 했다. 이어 “월가 같은 금융기관들과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술기업이 만든 지배 권력구조는 평범한 사람들의 요구와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며 “이들은 권력을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릴라상은 얼마 안돼 철거됐으며 사용됐던 바나나는 지역 푸드뱅크 등에 기부됐다.

고릴라상은 앞서 18일 ‘부의 불평등’에 항의하는 의미로 뉴욕 증권거래소 인근 성난 황소상 앞에 설치된 바 있다. 황소상은 증시 상승장을 의미하는 월가의 명물로 사피엔 트라이브는 황소상 아래 쌓인 바나나를 먹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는 고릴라상을 설치했다. 당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사람들이 황소상 앞의 바나나를 까서 고릴라에게 먹여주는 사진이 올라오며 화제를 모았다. 사피엔 트라이브는 “하람베가 다음엔 어디로 향할지 지켜봐 달라”고 예고했는데 이번에 페이스북 본사에 설치된 것이다.

페이스북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몰려있다. 28일 공정거래 규제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폭로된 페이스북 내부고발 문건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프랜시스 호건 전 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의 내부 고발을 시작으로 미국 주요 언론들은 페이스북이 혐오와 정치 갈등을 심화하는 알고리즘이나 10대의 정신건강 등을 외면하고 기업 이익을 앞세웠다며 관련 보도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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