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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차기 대선 경쟁

홍준표 “이재명에 맞서 누가 이길 수 있느냐가 당심 선택 포인트” [대선주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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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관련 온갖 의혹 시달리는 후보

이번 대선 치르기 어렵다고 생각

당심이 민심 이기려 들면 당 망해”

“부모 빽 없어도 성공할 수 있는

실력 사회 만들어 공정 회복할 것

본질 꿰뚫어 말하니 2030 호응”

“노동개혁 제대로 하면 G7 도약

4년 중임제·양원제 개헌 필요

안철수 등 제3지대와 긴밀 협력”



세계일보

“국민의힘 당심의 선택 포인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라는 거센 파도에 맞서 누가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일 것이다. 가족과 관련한 온갖 의혹에 시달리며 검찰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소환될 위기에 처한 후보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는 2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맞수인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의 상승 흐름을 언급하며 “당심이 민심을 이기려 들면 그 당은 망한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의 상승세를 견인한 2030세대의 지지 배경에 대해선 “여의도 정치인 중에 말을 뱅뱅 돌리지 않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직설적으로 본질에 대해 정확히 꿰뚫으며 대책을 세우는 스타일이 2030세대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초등학교 졸업 당시 키가 124cm에 불과할 정도로 빈곤한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학으로 대학을 다니면서 사법고시를 거쳐 검사, 국회의원, 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기회의 사다리’를 통해 올라선 그는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되찾아주겠다”며 ‘정시 100%’, ‘로스쿨·의전원 폐지’ 공약 등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부모 ‘빽’ 없이도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 실력 사회로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의 지지율 상승세와 관련해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에서 무대홍(무조건 대통령은 홍준표)으로 가는 중”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정호 선임기자


홍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해선 “그분이 차지하는 중도층에 대한 정치적 비중을 폄하하거나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제가 후보가 되면 안 대표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본경선 투표에서 당원들이 고려할 핵심 요소는.

“지금은 ‘대장동 비리 게이트’가 ‘이재명 게이트’로 알려져 있지만 경선이 끝난 후엔 윤석열 게이트로 전환되는 경우가 올 수 있다. 그러한 부분을 당심이 고려할 것으로 본다.”

―윤 후보의 지역 조직이 더 크다.

“이제는 당협위원장이나 국회의원들이 당원을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다. 또 현장 투표가 아닌 모바일 투표를 한다. 지난 당 대표 선거를 보면 상당수 당협위원장들이 주호영·나경원(당시 후보)에게 줄을 섰지만 투표 결과는 이준석 대표로 나타났다. 윤 후보 측이 정치를 한 지 얼마 안 돼서 당원 성향과 시대의 흐름을 모르는 것 같다.”

세계일보

―여론조사에서 ‘골든크로스’를 이룬 동력은 무엇인가.

“8월 중순까진 당원들과 국민들이 윤 후보만을 유일한 정권교체 대안으로 봤다. 그런데 윤 후보가 정치권에 들어오고 난 뒤 보여준 행태는 대안이 전혀 아니었다. ‘저 사람은 문제가 많다’며 실망한 지지층이 저한테 넘어왔다. 정권교체를 애타게 염원하는 당원들이 유일한 대안을 두고 어떻게 정권교체가 안 될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겠는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맞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보다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 이 후보는 각종 스캔들에 시달리는 ‘품행제로’ 후보다. 그리고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에 맞서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포퓰리스트 대 국익 우선주의자의 대결이 될 것이다.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는 베네수엘라행 급행열차가 된다. 기본소득 시리즈만 해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제도다. 이 후보는 알래스카 사례를 거론하는데, 알래스카의 경우 석유자원에서 나온 이익 분배금을 준 것이지 기본소득을 도입한 게 아니다. 전 세계에서 단 한 나라도 채택하지 않는 기본소득을 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포퓰리즘이다. 미래 세대에게 잔뜩 빚을 안겨주는 얄팍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대통령을 하겠다는 건 언어도단이다.”

―이재명 후보가 증오심을 갖고 있다고 보는 이유는.

“제가 본 이재명 후보의 과거 페이스북 글을 보고선 사회에 대한 증오심으로 살아온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 후보가 예전에 쓴 글을 보면 심성이 비뚤어진 사람이라는 인상을 갖게 된다. 저와의 근본적 차이가 이 부분에 있다. 이 후보는 사회에 대한 증오심으로 출발해 지금까지도 증오심으로 살고 있지만, 저는 인생 초년에 어렵게 살았어도 부자를 증오하지 않았다. 나도 열심히 살아서 부자처럼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유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며 지냈다.”

세계일보

―4년 전 홍준표와 지금의 차이는 무엇인가.

“4년 전 대선 때는 당 지지율이 4%밖에 안 됐다. 당이 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로 모든 언론에서 우리 당을 해체하라고 했다. 그런 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서다 보니 숨어 있는 우리 지지층을 끌어오기 위해 말도 과격하게 해야 했다. 당을 되살려야겠다는 일념으로 대선을 치르면서 대통령이 돼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지금은 다르다. 당이 정상화됐고 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다. 정권교체 염원도 높다. 지금은 대통령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2030세대 남성들이 홍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저는 소신 있으면 굽히지 않고 집단적인 움직임에도 과감히 저항을 한다. 지금까지 정직하게 살아오면서 거짓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스타일이 2030세대와 맞다고 본다.”

세계일보

―상대적으로 여성층 지지는 약하다.

“5년 전 대선 때 댓글 조작에 나선 ‘드루킹’의 영향이 크다. ‘돼지발정제’ 논란만 하더라도 제가 한 일도 아닌데 제가 한 것처럼 퍼트렸다. 아직도 오해가 안 풀린 부분이 있어 저를 힘들게 하고 있다. 젠더 갈등 해소를 위한 제안은 본선에 가서 이야기하겠다.”

―정시 100% 등 일부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실력 사회로 가자는 것이다. 부모 ‘빽’ 없어도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 한다. 입시 제도만 해도 부모 덕에 장관상을 받고, 그것을 붙여서 대학에 들어가는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 불공정한 사회 제도를 계속 유지하자는 게 설득력이 있는가. 지금은 국민의 시대다. 몇몇 정치인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아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

―강성 귀족노조 퇴출 등 노동개혁을 이야기했다.

“선진국 시대에선 노동개혁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를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가 노동개혁 문제다. 아일랜드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노동개혁에 성공해 외자를 유치했고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우리는 노동개혁 없이 선진국으로 올라선 나라다. 노동개혁만 제대로 되면 대한민국은 G7(주요 7개국)으로 도약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세계일보

―대통령 4년 중임제, 양원제 개헌을 제안한 이유는.

“대통령 5년 단임제는 독재를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런데 새 시대의 대통령은 장기적인 국가개혁 방안을 세워야 한다. 현 단임제는 ‘대통령 무책임제’와 다를 바 없다. 5년만 하고 나가면 그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중임제를 하면 다시 한 번 심판받을 기회를 가지게 되니 무책임한 대통령이 안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하 양원제를 실시하지 않는 나라는 7곳으로 알고 있다. 하원이 극렬하게 대립할 때는 상원이 조정해줘야 한다. 우리나라도 선진국 위상에 맞게 상하 양원제로 조정할 때가 됐다. 민주당이 과반 이상을 차지한 현재 국회 구도로는 개헌을 할 수 없으니, 다음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

―여성징병제에 반대하고 있다.

“지금의 시대적 조류는 모병제다. 대만도 2018년부터 모병제를 도입했고 독일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모병제로 전환한 지 오래 됐다. 이렇게 체제를 바꿔야 할 시기에 여성징병제로 가자는 건 시대 조류에 맞지 않는다. 여성징병제를 강제적으로 시행한 나라는 이스라엘, 노르웨이 정도다. 이런 분야까지 성차별적이라고 접근하는 것은 놀라운 발상이라 본다.”

세계일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제3지대의 역할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안 대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와 함께 가야 한다. 그분이 차지하는 중도층에 대한 정치적 포지션을 폄하해서도 안 되고 가볍게 봐서도 안 된다. 제가 후보가 되면 안 대표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도 좀 있다.”

―만약 본선 후보가 된다면 경쟁자들을 품을 수 있는 ‘원팀’ 복안이 있나.

“같이 출마했던 분들은 ‘홍준표정부’가 탄생한다면 적정한 자리를 통해서 차기 대선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정책은.

“경제 비상대책기구를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만들려고 한다. 코로나19로 무너진 한국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게 가장 급선무다. 또 인수위 때부터 주변 4개 강국과 긴밀한 대화에 나서며 대북 핵 억지력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것이다.”

곽은산, 이현미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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