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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단독] ‘또 먹통’ 케이뱅크, 피해 보상 나선다… 계속되는 ‘업비트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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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이 ‘먹통’ 되는 현상이 5개월 만에 또 발생했다. 제휴를 맺고 있는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매수·매도 수요가 몰릴 때마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에도 앱 먹통으로 인한 피해 보상에 나선다. 현재 신고받은 피해 사례를 취합하는 중으로, 조만간 보상에 나설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앞서 대규모 인터넷 장애 사태를 일으킨 KT의 계열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앱은 지난 27일 오후 5시 30분쯤부터 약 45분간 접속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앱을 누르면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문제가 지속될 경우 고객센터로 문의해주세요”라는 메시지만 뜨는 것이었다. 입출금이나 송금은 물론, 케이뱅크와 연계된 카드 결제 등 모든 서비스를 50분가량 이용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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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의 접속 모습.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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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실명 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 일시에 수요가 몰린 데 있었다. 당시 업비트 마켓에는 ▲1인치네트워크(INCH) ▲에이브(AAVE) ▲마스크네트워크(MASK) 코인 3종이 신규 상장됐다. INCH의 경우 거래 시작 직후 가격이 160%가량 폭등하기도 했고, 일일 거래대금은 1조6000만원을 돌파했다.

최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유예 기간이 끝나면서 금융당국에 신고 수리를 마친 거래소만이 원화마켓을 운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원화마켓 서비스가 가능한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코인이 새로 상장하기만 하면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는 업비트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 심하다.

계좌가 연동된 케이뱅크에도 덩달아 평소 8배에 달하는 트래픽이 몰렸다. 업비트에서 코인을 사고팔려는 고객은 케이뱅크 계좌에 있는 돈을 업비트 계정으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먹통이 되면서, 케이뱅크 계좌에 있는 돈을 업비트로 옮기거나 반대로 업비트 계정에 있는 돈을 케이뱅크로 옮기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코인 매도 후 업비트 화면에는 ‘출금 완료’라는 표시가 뜨지만, 정작 케이뱅크로 돈이 들어오지 않는 현상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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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5시 30분쯤 접속 장애를 일으킨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의 안내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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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 이슈가 크게 불거질 때마다 케이뱅크에서는 비슷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크고 작은 오류 현상이 올해만 4번째 발생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5월 ‘부처님 오신 날’에도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접속 오류 현상을 보였다. 당시 중국 당국에서 가상화폐 발행·거래를 금지하는 입장을 내놓자,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화폐에 급격한 시세 하락이 나타난 것이다. 돈을 빼려는 사람들이 일시에 모이면서 케이뱅크는 1시간가량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월에는 비트코인 급등에 코인을 사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두 차례 입출금 기능이 1시간가량 오류를 일으키기도 했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중소형 거래소들이 문을 닫으면서, 상당수 이용자들이 업비트로 옮겨 가 독주 체제가 심화했다”며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코인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케이뱅크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고객 피해 보상에 나서기로 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현재 고객센터를 통해 피해 사례를 취합 중”이라며 “사례별로 구분해 내부 방침에 따른 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례 취합 대상은 가상화폐거래소 관련 입출금 피해를 본 고객뿐 아니라, 일반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고객도 모두 포함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앱 먹통으로 인해 보상이 이뤄지는 건 업권에서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케이뱅크가 서버 증설과 인력 충원 등을 매번 약속하고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업무비 축소가 트래픽 과부하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전산 업무비로 208억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0억원 이상 줄어든 규모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서버 증설은 지난 5월 문제가 불거진 이후부터 계속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시간이 다소 걸리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소정 기자(so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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