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의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조각상 철거 결정에 항의
홍콩 민주운동가 네이선 로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羅冠聰)가 이탈리아 로마 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펼쳤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29일 보도했다.
로는 위구르 인권운동가 라히마 마무트와 줄리오 테르치 전 이탈리아 외무장관, 몇몇 유럽연합(EU) 의회 의원들과 함께 지난 27일(현지시간) 로마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대가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조각상인 '수치의 기둥'(國殤之柱·Pillar of Shame)을 철거하기로 결정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로는 '수치의 기둥' 모형을 실은 트럭 위에 올라가 확성기에 대고 중국대사관을 향해 "(수치의 기둥은) 중국공산당이 자국민에 자행한 학살과 잔혹행위, 자기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중국인들의 염원 탄압에 대한 진술이다"고 말했다.
'수치의 기둥'은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이다. 높이 8m, 무게 2t에 달하는 이 조각상은 지난 24년간 홍콩대 캠퍼스 내 전시돼 있었다.
덴마크 작가 옌스 갤치옷이 만들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에 기증했다.
지련회는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행사를 진행해온 단체로, '수치의 기둥' 세정식을 연례행사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련회는 당국의 압박 속 지난달 25일 자진해산을 결의했고, 그 직후 홍콩대는 지련회 측에 '수치의 기둥'을 5일 내 철거하지 않으면 임의로 치우겠다고 통보했다.
시위에 등장한 '수치의 기둥' 모형은 갤치옷 작가가 만든 것으로 높이가 3m다.
홍콩대는 국내외 비판 속 '수치의 기둥'을 아직 철거하지 않았다.
갤치옷 작가는 자신이 직접 해당 조각상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홍콩대에 요청했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직후 영국으로 망명한 로는 현재 홍콩 정부의 수배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는 이날 로마에서 열리는 '대중국 의회간 연합체'(IPAC)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IPAC 회의는 오는 30~31일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회의를 열어 중국 정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촉구할 예정이다.
홍콩 민주운동가 네이선 로, 이탈리아 주재 중국대사관 앞서 시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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