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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시신까지 도구로 사용'…미얀마서 쿠데타 이후 끔찍한 고문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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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명 이상이 고문으로 사망…전기 충격·구타 등 고문 이어져

교도소 한 방에 최대 180명까지 수용

뉴스1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 군부에 끌려가 폭행 당한 15세 청년의 등에 남은 모진 고문 흔적. 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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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승려는 승복조차 입을 수 없었다. 군부가 입으라고 한 옷으로 강제로 갈아입은 뒤 그가 향한 곳은 빛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곳이었다.

눈조차 주변에 적응하지 못한채 그가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처음으로 한 것은 개구리 뛰기다. 한참을 깡총깡총 뛰던 그는 변기조차 없는 교도소로 보내져 50명의 다른 죄수들과 한 공간에 머물렀다. 대변과 소변은 비닐봉지 하나로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악취는 진동했다.

그래도 고문이 끝났다는 생각에 안도감을 갖고 있던 찰나 교도관들은 새총으로 그들을 겨냥했다. 교도소 조차 고문실의 연장이었던 것이다.

이 승려는 당시를 생각하며 "교도관 중에는 술에 취해 고문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며 "그 곳은 고문의 연속이었고 정말 지옥이었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가 지난 2월1일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이후 자신들에게 저항하는 사람들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고문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블룸버그는 미얀마에서 쿠데타 이후 사망한 약 1200명의 사람들 중 고문으로 사망한 사람이 131명 이상이라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외에도 군부에 의해 끔찍한 고문을 받은 사람들은 많다.

개구리 뛰기는 물론 전기 충격, 구타, 얼음물 뿌리기, 등은 교도서에서 만행된 여러 고문들의 종류였다. 심지어 이미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을 고문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미얀마 군부는 정권을 획득한 뒤 자신들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나이, 성별, 직업 등에 관계없이 무자비로 체포했다. 그 수는 수천명이 넘었다. 그들은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미얀마 내 확산함에도 의료진들이 자신들의 지시를 어긴다는 이유로 그들을 납치해 똑같은 고문을 했다.

악명 높은 미얀마 양곤에 있는 인세인 교도소는 고문을 당하고 온 사람들이 또다시 고문을 받는 지옥이었다. 인세인 교도소에는 한 수용소에 최대 180명이 수감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거짓 자백을 하거나 교도관들이나 경찰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방법 뿐이었다.

지옥의 현장에서 죽은 사람들은 죽어서도 가족들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위를 하다 경찰에 체포돼 무자비한 고문을 받고 죽은 한 학생의 가족들은 경찰에 시신이라도 돌려달라고 했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이미 화장되버린 뼈조각 뿐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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