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美 테이퍼링-금리인상 일정 언제? 인플레가 변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산 매입과 '제로 금리'로 돈을 풀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마침내 이달부터 돈줄을 죄겠다고 선언하면서 구체적인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은 이미 2014~2015년에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와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만큼 비슷한 속도를 반복할 전망이나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수준에 따라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

■2014년 10개월 vs 2021년 8개월
지난해 3월부터 자산 매입으로 시장에 돈을 풀고 있는 연준은 현재 매월 미 국채 800억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400억달러를 합해 1200억달러(약 141조6960억원) 규모의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연준은 3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일단 이달과 다음달에 국채와 MBS 구입 규모를 각각 100억달러, 50억달러씩 줄인다고 밝혔다. 연준이 매달 같은 액수를 줄일 경우 8개월이 지난 2022년 6월에 자산 매입을 끝낼 수 있다.

해당 규모는 연준이 앞서 시행했던 테이퍼링에 비하면 비교적 빠르다.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자산 매입과 제로 금리 정책을 폈으며 2014년 1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했다. 연준은 테이퍼링 개시 당시 매월 450억달러의 국채와 400억달러의 MBS를 매입했고 같은해 10월까지 10개월에 걸쳐 자산 매입을 줄였다. 연준은 3일 발표에서 11~12월 축소액만 언급했고 앞으로 축소 규모와 속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순 자산 매입 규모는 매월 비슷한 속도로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나 만약 경제 전망 변화에 따라 축소 규모를 변경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연준이 경제 상황에 따라 테이퍼링 속도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투자은행 나타시스의 조셉 라보나 미 경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지 언론을 통해 "연준이 위험을 회피하는 조치를 하고 있는데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 연준이 인플레이션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놓고 자신들의 전망에 자신이 없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왔다"고 평했다.

■금리는 내년 7월 인상?
파월은 3일 테이퍼링 소식을 전하면서 "테이퍼링 결정이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신호가 아니다"라며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별도의 엄격한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상은 경제 상황에 달려있다. 우리는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대응이 필요하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올해 들어 테이퍼링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끊임없이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이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세계 경제는 지난 2013년 5월 당시 연준이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자 연준이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으로 한꺼번에 돈줄을 틀어막는다는 불안감이 폭발하면서 이른바 '긴축발작'으로 불리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를 의식한 연준은 2014년 10월에 테이퍼링을 끝내고 1년 넘게 기다린 뒤 2015년 12월에 제로(0~0.25%) 수준이었던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에는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현지 투자은행 웰스파고의 마이크 슈마허 금리 담당 이사는 3일 연준 발표 직후 기준금리 선물 시장을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내년 7~9월 사이로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슈마허는 3일 발표 직전만 하더라도 시장에서 바라보는 2022년 금리 인상 확률이 75%였으나 발표 직후 100%로 뛰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2년에 2차례, 2023년에 3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앞서 연준은 2015년에 1차 금리 인상 이후 1년을 더 기다려 2차 인상에 나섰다.

■물가와 경제 놓고 고민하는 연준
연준이 일정을 확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미 경제가 현재 '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난제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4% 올라 5개월 연속 5%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를 생각해 돈줄을 죄려고 하니 경기 회복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발표된 미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간 환산 기준으로 2%를 기록해 전 분기(6.7%)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파월은 테이퍼링 발표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이며 금리 인상을 말하기에는 아직 경기 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임금 인상 같은 장기적인 요인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 아니라 "공급망 혼란 사태와 강력한 수요때문"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내년 2·4~3·4분기에는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미 노동시장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약 500만개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이 최대고용 달성이라고 재차 역설했다.

같은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CNN과 인터뷰에서 1970년대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언급하고 지금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여전히 변화가 없고 변화가 있다 해도 연준은 그에 대처할 능력이 있다. 연준은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연준 정책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 #연준 #파월 #테이퍼링 #미국 테이퍼링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