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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정인이 사건' 양모 2심서도 사형 구형…검찰 "지옥서 생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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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학대와 가혹행위…정인이 '지옥''감옥'에서 지내"

양모 "엄마자격 없어…생명잃은 둘째에게 무릎꿇고 사과"

뉴스1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 장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이 열린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피켓을 든 시민들이 중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2021.1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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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최현만 기자 = 검찰이 생후 16개월 된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에게 2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5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 강경표 배정현) 심리로 열린 양모 장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 보호관찰 5년도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양부 안모씨에게는 징역 7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안씨에게도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 10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장씨에게 각 범행에 엄중한 책임을 묻고 극악범죄에 대한 동일한 범죄를 막기 위해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 선고가 마땅하다"며 "참혹한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진지하게 참회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해 초 입양한 딸 정인양을 수개월간 상습 폭행·학대하고 같은 해 10월13일 정인양의 복부에 강한 둔력을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정인양은 사망 당시 췌장절단, 장간막 파열 등 복부에 심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남편 안씨는 정인양을 학대하고 아내의 학대와 폭행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양손으로 정인양의 양팔을 꽉 잡아 빠르고 강하게 손뼉을 치게 하는 등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 장씨와 함께 정인양을 주차장에 홀로 방치하거나 장씨의 학대로 몸이 쇠약해진 정인양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당초 아동학대치사로 기소됐던 장씨는 1심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살인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고 1심에서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안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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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 2021.5.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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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장기간 학대로 극도록 쇠약해진 피해자의 복부를 밟아 무참히 살해해 범행 방법과 결과가 참혹하다"며 "피해자는 자신의 나이에 맞게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었는데 지속적 학대로 밥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쇠약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우발적으로 학대한 것이 아니라 처음엔 이마에 멍이 들 정도로 작은 외력을 가하다가 늑골, 겨드랑이, 등 주위로 학대했고 이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복부를 가해했다"며 "범행 동기가 납득이 어렵고 잔혹한 점, 성향을 보면 개선·교화의 여지가 없다고 보인다"고 질타했다.

검찰은 정인양이 장씨 부부의 무차별적 학대와 가혹행위로 '지옥'과 '감옥'에서 지내는 것과 같은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강조했다.

검찰은 장씨가 범행 당시 급박한 상황에서 택시를 호출하고 난 뒤 녹즙업체 직원의 전화를 아무렇지 않게 받고 어묵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등 범행 이후 태도가 상식에서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대검 임상심리 분석에서 장씨가 사이코패스 진단에 가깝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장씨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요청했다.

그러면서 "신고 등으로 학대를 중단할 기회가 있었는데 멈추지 않고 학대가 심화된 점을 보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면서도 합리화하는 등 재범위험성이 있다"며 "교화 가능성이 없고 사회에 복귀할 경우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안씨에 대해선 "피해자는 장기간에 걸쳐 상해를 입었는데 이를 외면했고 결국 피해자는 사망했다"며 "피해자 상태를 알고도 눈감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억울한 척하기만 하고 생명을 구할 행위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후 진술에 나선 장씨 부부는 고개를 떨궜다.

장씨는 "힘겨운 인생을 마감한 딸에게 죄스럽다. 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화와 분에 끌려다니는 저는 처음부터 엄마자격이 없었다"며 "훈육이 학대·폭행 이상이었음을 절실히 깨닫고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아이 키운 최악의 엄마를 만나 최악의 방법으로 생명 잃은 둘째에게 무릎꿇고 사과한다"며 "엄벌 받아 마땅하고 우리 둘째가 엄마에게 학대당해 죽은 아이로 기억되게 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남편 안씨는 "이 모든 일은 제가 아빠로서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무책임·무지하게 행동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되돌릴 수 없고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울먹였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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