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질조사국 "유빙 사라지자 해변에 출몰 횟수·규모 늘어나"
인간 위협에 바다 뛰어들다 수십마리씩 죽는 경우 다반사
바다코끼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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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멸종 위기인 북극의 바다코끼리들이 서식지인 빙하가 사라지면서 육지에 수천마리씩 몰려 있는 현상이 더 잦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너무 많은 개체들이 몰려 있다가 해변에서 인간에 의해 위협 당해 바다에 뛰어들다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고 해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앤서니 피시바흐, 데이비드 더글라스 연구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리모트 센싱(Remote Sensing)'에 게재했습니다. 바다코끼리는 북극 주변 등 전세계에 1만2000마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종입니다. 원래 바다 가운데 떠있는 유빙 등에 서식합니다. 다른 동물이나 인간에 방해받지 않고 안정된 휴식과 먹이 섭취를 보장받기 위해서 입니다.
그러나 최근 지구 온난화로 북극 바다의 얼음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유빙이 13%씩 없어진다고 하네요. 이처럼 서식지가 사라지자 바다코끼리들이 알래스카나 러시아 등의 육지에 떼로 몰려 있는 모습이 종종 관측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지구관측회사 플래닛랩스의 위성 이미지와 기존의 드론 관측 사진을 비교한 결과 위성 사진에서도 바다코끼리 떼가 알래스카 해안선을 적갈색으로 물들일 정도로 큰 무리를 이루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알래스카 해변의 바다코끼리 서식지 촬영 이미지. 사진 출처=플래닛랩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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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논문에서 "바다코끼리들이 최근 몇년새 늦여름과 가을 사이에 휴식을 취하고 먹이를 얻기 위해 더 자주, 더 큰 무리로 해안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기후 변화로 바다코끼리들이 선호하는 유빙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바다코끼리들에게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해변에서 인간에게 위협을 당한 바다코끼리들이 깜짝 놀라 바다에 뛰어들다가 수십마리씩 죽는 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플래닛랩스 측은 "인간의 활동이 바다코끼리들을 겁에 질리게 만들어 바다로 떼지어 뛰어들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많은 개체들이 죽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위성 사진 촬영ㆍ분석이 기존의 드론 항공 촬영보다 바다코끼리와 같이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를 겪고 있는 개체들을 관찰하는 데 중요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하네요.
최근 세계자연기금(WWF)도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를 이용해 북극에 서식하는 바다코끼리의 개체군을 추적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우주에서 보는 바다코끼리(Walrus from Space)’ 프로젝트로, 시민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시베리아의 북안과 북극해의 일부를 이루는 라프테프 해의 바다코끼리 개체 수를 집계할 예정입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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