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장윤철 일산차병원 내과 교수
장윤철 교수는 “갑상샘기능항진증으로 약을 먹어도 갑상샘 크기가 작아지지 않을 땐 수술을 결정하기 전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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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기능항진증은 갑상샘에서 필요 이상으로 호르몬을 만들어내 몸이 에너지를 빨리 소모하고, 여러 기능이 항진되는 것이다. 더위에 민감해져 땀이 많이 나고 피로감과 함께 신경이 과민해지며 하지 근력이 약해지는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갑상샘기능항진증의 치료법 중 하나는 갑상샘 요오드 치료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라고도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활발히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일산차병원 내과 장윤철 교수는 “치료법에 대한 인지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방사성에 두려움을 갖고 치료를 꺼리는 환자도 적지 않다”며 “갑상샘 요오드 치료는 수술 없이 갑상샘기능항진증을 제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Q : 갑상샘기능항진증엔 어떤 치료법이 있나.
A : “크게 세 가지다. 약물치료인 항갑상샘제 요법과 갑상샘 요오드, 수술이다. 이 중 가장 기본인 치료법은 항갑상샘제다. 호르몬을 생성하는 갑상샘 공장에 일종의 브레이크를 거는 것으로, 약을 먹는 동안 갑상샘호르몬 생성을 방해해 호르몬 수치를 정상화한다. 갑상샘 크기가 작을수록 효과적이며 두 달 정도 복용하면 증상이 좋아진다. 이때 비대해졌던 갑상샘 크기가 줄어들면 가장 좋은데, 2년 이상을 치료해도 크기가 줄어들지 않는 환자가 꽤 있다. 갑상샘이 많이 커져 있거나 갑상샘 조직 특성에 따라 약이 잘 안 듣는 경우다. 그럴 땐 수술을 바로 결정하기보다는 갑상샘 요오드 치료를 해보는 것이 좋다. 수술은 마지막으로 쓰는 치료법이다. 갑상샘 비대가 아주 심해 압박 증상이 있고, 항갑상샘제에 더는 반응하지 않을 때 쓴다.”
Q : 갑상샘 요오드 치료 과정은.
A : “방사성이 포함된 요오드를 경구 투여해 이를 흡수하는 갑상샘 조직만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인체가 섭취하는 요오드는 갑상샘 조직에만 흡수돼 갑상샘호르몬을 만드는 데 쓰인다. 요오드에 포함된 방사성이 갑상샘에 붙어 세포를 타격하면 조직이 미라화되는 것처럼 쪼그라든다. 환자는 3~4번 정도 병원에 다니며 적정 투여 용량을 결정한다. 그런 다음 약을 한 번 먹으면 6개월에 걸쳐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 입원은 필요하지 않다.”
Q : 갑상샘 비대가 심해도 가능한가.
A : “비대가 너무 심하면 갑상샘 요오드를 적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크기만으로 단정 짓긴 어렵다. 약의 효과는 환자의 갑상샘 크기와 방사성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에 따라 다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약물 용량을 정밀하게 조절해 시도한다. 또 3번 정도까지는 방사성 요오드를 적용해 볼 수 있다. 지난 7월 병원을 찾은 30대 여성 환자는 항갑상샘제를 10년 정도 복용했다. 갑상샘 크기가 일반적으로 25g 정도인데 이 환자는 100g 정도로 비대했다. 항갑상샘제로는 갑상샘 비대를 치료할 수 없으니 수술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다른 치료법을 찾다가 일산차병원에 왔다고 했다. 이 환자는 갑상샘 요오드 약을 1회 복용했고, 현재는 갑상샘 크기가 70%가량 줄었다. 일산차병원에서는 갑상샘 요오드 치료로 갑상샘기능항진증을 100% 제거한다.”
Q :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A : “방사성 요오드 치료라고 하면 방사성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치료를 꺼리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방사성 요오드 치료로 인한 부작용 문제는 전혀 없다. 1940년대부터 환자에게 적용해 왔으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방사성 요오드는 갑상샘 세포에만 영향을 미친다. 주위 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몸 밖으로 배출되는 속도도 빠르다.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 주치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Q : 검사는 어떻게 하나.
A : “호르몬 수치가 나오는 혈액검사와 임상 증상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갑상샘기능항진증의 원인 질환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그레이브스병이다. 그레이브스병은 자가면역 질환으로, 갑상샘 자극 호르몬 수용체에 항체가 형성돼 갑상샘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는 것이다. 그레이브스병일 땐 갑상샘이 커져 있고, 안구 돌출과 같은 전형적인 증상을 보인다. 임상 양상과 혈액검사만으로 진단이 애매한 경우에는 갑상샘 초음파나 갑상샘 스캔 검사가 도움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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