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로 관광수요 급증…2년 불황 견뎠는데 요소수 '발목'
화물연대 '물류대란' 속 생업 우려…"국내생산 확보해야"
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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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정부가 요소수 부족에 따른 교통·물류대란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불안을 해소하지 못해 관련 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 달 내 70%의 차량이 멈출 가능성이 높아진 전세버스업계는 물론 화물연대 등 화물차업계에선 생업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도 임시방편 외에 근본대책으론 해외물량을 다량 확보하는 방법 외에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어, 교통·물류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9일 정부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먼저 교통분야에서 요소수 리스크는 디젤차량이 많은 버스업계에 집중된다. 전국 노선버스 약 5만대 중 디젤차량으로 요소수가 꼭 필요한 버스는 2만대에 달한다.
주요 분야별로는 시내버스가 3만5000대 중 9000대로 25%, 고속버스가 1800대 중 700대로 40% 수준이다. 특히 시외버스는 5800대 중 65% 수준인 4000대가 디젤버스다.
상업용 임대차량인 전세버스는 3만8000대 중 2만6000대가 디젤버스다. 요소수 공급이 지금처럼 지연된다면 연말께엔 4만6000대의 버스가 운행을 멈출 수밖에 없다.
정부는 당장 대중교통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노선버스의 운행 중지를 막기 위해, 정규 노선이 없는 전세버스 중 디젤차량이 아닌 1만2000대를 유사시 노선버스에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전세버스는 코로나19로 운행을 쉬고 있는 차량이 많은 만큼 여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위드코로나'를 맞아 관광수요 폭증시즌을 맞은 전세버스업계는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선버스는 운행이라도 했지만, 관광수요에 따라 변수가 많은 전세버스는 코로나19로 사실상 2년간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인 상태"라며 "최근 '위드코로나'로 늘어나는 수요를 기대하고 있는 참인데, 요소수가 발목을 잡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고정수입이 없는 전세버스의 70%가 다시 운행을 못 하게 된 상황인데, 노선버스의 대안으로만 꼽히는 상황이란 비판이다.
일각에선 요소수가 있어도 금방 동이나 전세버스는 물론 고속버스의 운행이 조기 중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20만대의 디젤차량이 있는 화물차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정부의 조속한 조치가 없다면, 급등한 요소수 가격에 디젤차량 운전자는 일해도 오히려 적자가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대책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테면 정부는 이날 민간수입업체가 보관한 2000톤의 차량용 요소를 확인했으며, 이중 700톤을 국내 생산업체에 이송해 이번 주 중 생산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나 2000톤의 요소를 요소수로 생산해도 국내 디젤화물차가 약 3일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약 600만리터)에 불과하다. 또 군이 보유한 요소수 예비분 활용 방안을 협의한다는 방침이지만, 군의 비상물량을 털어야 할 정도로 정부대응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디젤차량의 한 운전자는 "제발 생색만 내지 말고, 그렇게 자랑하는 국내기술로 요소부터 민간업체에 생산을 요청해달라"며 "한번 이렇게 전국적으로 물류차량을 뒤집어 놓았으니, 해외수입에 연연하다간 해외변수에 따라 전략적으로 매번 이런 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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