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국민 불안 감안해 요소수 관련 자료 제공 자제"
8일 오전 9시쯤 대구 중부소방서 삼덕119안전센터에 익명의 시민이 10ℓ짜리 요소수 2통을 두고 떠났다.(독자 제공) 2021.11.9©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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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좋은데 써 달라"며 소방당국에 요소수를 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쯤 대구 중부소방서 삼덕119안전센터에 익명의 시민이 10ℓ짜리 요소수 2통을 두고 떠났다. 그는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같은날 오후 1시30분쯤 중부소방서 예방안전과에 50대 남성이 10ℓ짜리 1통을 전달하고 갔다.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삼덕119안전센터와 중부 예방안전과에 요소수를 전달한 두분 모두 이름과 나이 등을 말하지 않은 채 전달만 하고 급히 자리를 떴다"며 "'고생하시는 소방당국에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7시쯤 서부소방서 평리119안전센터에서도 60대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요소수를 두고 갔다.
당시 이 여성은 타고 온 택시 트렁크에서 요소수 10ℓ짜리 3통을 꺼냈다. 소방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요소수 30ℓ를 소방서 안에 내려놓자마자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신원 노출을 꺼려한 이 여성 역시 "내가 팔고 있던건데요. 힘내세요"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서부소방서에는 8일에도 익명의 시민이 10ℓ짜리 요소수 1통을 전했다.
같은날 경북 칠곡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에 익명의 시민이 요소수 10ℓ짜리 3통을 두고 갔다.
칠곡소방서 측은 "쪽지도 남기지 않고 요소수만 두고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했다.
영양군 금란영농조합법인은 "청소차 운행에 써 달라"며 요소수 500ℓ를 군청에 기부했다.
8일 대구 중부소방서 예방안전과에 50대 남성이 두고 간 10ℓ짜리 1통.(독자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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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소방차 중 80%, 구급차의 90%가 요소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방청도 지난 1일부터 각 지역에 비축량과 사용량을 공유하며 수급 관리에 들어갔지만 품귀 현상이 이어져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자 지난 8일부터 요소수를 불법 유통하는 행위에 대한 단속에 들어갔다.
대구환경청도 요소수 수급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경찰 등과 함께 제조업체, 중간 유통업체, 판매업체, 사용자 대상 매점매석 행위 등 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
대구환경청은 '촉매제(요소수)와 원료인 요소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불법 행위가 포착되면 즉시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불법 요소수를 제조·판매·사용하면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유통 차단, 회수 명령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한편 소방당국 등은 요소수 수급 불안정으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자 요소수 관련 자료 제공을 자제하고 있다.
소방당국 한 관계자는 "요소수 품귀 현상과 관련된 보도가 미담이든, 나쁜 것이든간에 뉴스에 나가면 국민들이 더 불안해 할 수 있어 상급기관에서 자료 등을 전달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것만 안다"고 말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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