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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요소수 품귀 현상

[Q&A]요소수 대란 왜?…"글로벌 공급망·외교 채널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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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된 지난 3일 서울의 한 주유소 직원이 빈 요소수 통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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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0일 중국 통관에 발이 묶여있던 요소(요소수의 원료) 2만t을 조만간 국내로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다. 2만t은 석 달 치 요소수를 만들 수 있는 양으로 선적만 된다면 요소수 대란은 일단락될 것이란 전망이다. 요소 1t은 증류수를 섞어 요소수 3t이 된다.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시작된 요소수 부족은 물류·운송·건설업 등 산업계에 전반에 직격탄을 날렸다. 요소수 대란 발발과 전망을 Q&A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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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요소 수입 예정 물량.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요소수 대란 왜?

A : 이번 사태의 시작은 중국산 요소 수입이 막히면서 시작됐다. 발단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은 호주가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에 가입하자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이것이 부메랑이 돼 중국은 석탄이 부족해 전기를 못 만드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석탄에서 추출하는 요소 생산도 원활치 않자 중국 당국은 지난달 요소에 대해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했다. 중국산에 의존하던 한국은 요소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요소수 없인 운행이 어려운 디젤엔진 차가 직격탄을 맞았다.

Q : 한국엔 왜 요소공장 없나

A : 롯데정밀화학(전 삼성정밀화학)이 2011년까지 요소를 생산했다. 국내 마지막 요소 공장이다. 지금 요소는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생산하는데, 롯데정밀화학은 이들 업체에 비해 원가 경쟁력에서 밀렸다. 롯데정밀화학이 썼던 나프타 추출 방식은 중동의 천연가스 기반이나 중국 석탄 기반보다 제조 원가가 비싸다. 삼성정밀화학의 전신은 1964년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설립한 한국비료공업으로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요소·비료 공장이었다.

Q : 요소와 요소수는 어떻게 만드나

A : 석탄 등에서 추출한 암모니아로 만든다. 요소는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고온·고압으로 반응시켜 생산하는데, 까다로운 기술력이 필요하진 않다. 설비만 갖춘다면 어렵지 않게 요소를 생산할 수 있다. 차량용 요소수는 순수한 물에 정제한 요소를 섞어 만든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필터를 통과시켜 불순물을 거른다. 농업·산업용을 당장 차량용으로 바꿔쓰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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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생산 과정.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Q : 요소수와 배기가스 저감

A : 요소수는 배기가스 저감장치 중 하나인 선택적 촉매 화원법(SCR)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배기가스 중 질소산화물(NOx)에 요소수를 뿌려주면 촉매 반응을 일으켜 물과 질소로 변환된다. 엔진에서 다량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고, 연비를 개선해준다. 그래서 SCR은 디젤엔진 차의 필수 요소다.

Q : 요소수 없이 달린다면?

A : SCR에서 요소수가 떨어졌는데도 보충하지 않고 달리면 분사 장치가 열에 노출돼 변형될 수 있다. 또 후처리 장치가 고장 날 수 있다. 또 요소수가 부족하면 시동에 제한이 걸리고 제 속도도 낼 수 없다. 일각에서 "요소수가 공급될때까지 한시적으로 SCR을 떼고 운행하는 걸 허용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SCR를 분리하는 데 시간과 비용 들고 또 요소수 사태가 진정된 후 디젤차 운전자가 다시 부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실효성 없다는 지적이다.

Q : 유로6 배출가스 규제란

A : 디젤차에 달린 배기가스 저감장치는 EU의 배출가스 규제에 따라 생겨났다. EU는 1992년 '유로 1'을 시작으로 '유로6'까지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해왔다. 한국은 2014년부터 적용 중이며, 허용치는 EU와 같다. 환경부에 따르면 디젤 승용차의 질소산화물 허용치는 0.08g/㎞, 3.5t 이상 중·대형 상용차는 0.4g/kWh 이하다. 승용차와 상용차의 단위가 다른 건 상용차의 경우 실제 주행이 아닌 엔진 출력(kW)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2025년 적용될 유로 7은 더 까다롭다.

Q : 승용차보다 트럭에 직격탄

A : 요소수 대란의 직격탄을 맞은 건 중·대형 상용차나 트럭이다. 디젤 승용차는 요소수를 한번 보충하면 1만~1만5000㎞를 달릴 수 있지만, 트럭의 경우 2000㎞ 남짓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디젤차 중 요소수가 꼭 필요한 차량은 약 210만대(국산 차 160만대, 수입 차 50만대)로 추산된다. 국토부에 등록된 전체(2500만대) 차량 8~9%가 영향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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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요소 수입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Q : 요소수 시장 규모는

A :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받고 있지만, 심각한 요소수 사태는 아직 오지 않았다. 국내 요소수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롯데정밀화학 등이 생산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까지 요소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공장은 멈춰설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이 보유한 요소 재고는 이달 말에 소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차량용 요소수 시장 규모는 21만~22만t이다. 소매가 기준 10L 요소수가 1만원가량이므로 금액으로 치면 2200억원 정도다.

Q : 요소수 대란이 '디젤차 종말' 당긴다?

A : 요소수·SCR은 디젤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생했다. 하지만 이번 요소수 대란으로 단점이 도드라졌다. 그래서 "디젤차의 종말을 앞당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 말고는 요소수 부족을 겪고 있는 나라가 없다. 또 전기차 수요가 늘더라도 중·대형 상용차의 경우 디젤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 편이다. 전기차로는 아직 중대형 상용차에 필요한 배터리 용량을 감당하기 버겁기 때문이다. 또 완성차업체 입장에선 미래 차에 대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진이 높은 디젤엔진 차를 쉽게 버릴 수 없다.

Q : 요소수 대란이 남긴 것

A :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업계와 정부 모두 이번 사태로 글로벌 밸류 체인(가치사슬)이 그만큼 복잡하고 촘촘하게 엮여 있다는 걸 실감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자동차는 부품이 3만개나 되는데 수요공급을 다 예측하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부품의 공급 부족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외교적 채널 등 시의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주·강기헌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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