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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벨라루스 독재자’ 루카셴코, EU 제재에 ‘난민 밀어내기’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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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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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의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난민 밀어내기’ 공격으로 맞서면서 EU 동부 국경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 출신 난민을 EU로 내보내 EU에 부담을 주려는 이번 공격의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폴란드는 9일 벨라루스 국경 쿠즈니카 지역에 경계 병력을 3000명 증파해 총 1만5000명으로 늘렸다. 8일부터 이 일대에서 철조망을 넘어 폴란드로 월경을 시도하는 중동 출신의 난민 3000여 명을 막기 위해서다.

최근 벨라루스에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인접한 EU 국가로 입국을 시도하는 난민의 수는 계속 늘어왔다. 올해 폴란드로만 3만 명이 월경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폴란드와 EU는 벨라루스가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의 불법 월경을 조장하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벨라루스가 러시아 등 10여 개국에서 항공기로 난민을 벨라루스로 실어나른 뒤 월경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루카셴코가 피난처를 찾는 사람들을 자신의 권력 놀이에 인질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994년부터 벨라루스의 권력을 쥐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대선에서 부정 선거 논란 속에 80% 이상의 득표율로 6선에 성공했지만 그가 인권과 시민사회를 탄압한다는 비판이 지속 제기됐다. EU는 루카셴코 대통령과 관련 인사들에 자산동결 등의 제재를 가하고 올해 벨라루스의 민항기 강제 착륙에 대응해 금수 조치 등 경제 제재도 부과했다. 이에 루카셴코 대통령이 난민 밀어내기로 맞받아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루카셴코를 옹호하며 정치, 경제적으로 벨라루스를 지원해 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설계자’라는 비판도 나온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9일 “(이번 사태의) 지휘자는 모스크바의 푸틴 대통령”이라며 “사람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으로 (이를 통해) EU를 불안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주장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난민 위기에 대한 주요 책임은 중동 지역에 서방식 민주주의를 심으려한 서방에게 있다”고 반박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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