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대신해 코로나 확진자와 중증환자 장거리 이송 공백 우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대학교 생활치료센터가 확진자를 이송하는 구급차들로 붐비고 있다. 2021.8.1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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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제는 8만원 준다고 해도 못 구해요. 어떻게든 구하려는데 쉽지 않네요."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요소수를 구하지 못한 민간구급차 기사 A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회사에 구급차가 3대 밖에 없는데 그중 1대는 아예 쉬고 있어서 당분간 운행을 좀 줄이고 장거리 이송은 안 받으려고 한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중국발 요소수 품귀 현상에 국내에서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하면서 요소수를 구하지 못한 민간구급차들이 멈춰서고 있다. 특히 민간구급업체가 소방을 대신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과 중증환자 장거리 이송을 담당하는 만큼 의료공백 우려가 나온다.
지난 9일 소방청은 요소수 부족 사태와 관련해 전국의 모든 소방차와 구급차의 출동에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전국 소방관서 요소수 비축량은 3~4개월 정도 사용 가능한 수준이며 범정부 차원에서도 긴급차량에 대한 특별수급대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소방차와 구급차의 운행 중단 우려는 없다는 것이 소방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요소수 비축량이 충분한 119 구급차와 달리 민간구급차는 요소수를 알아서 구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 민간구급업체 운전기사 B씨는 "예전부터 비축한 요소수가 있어 한 달 반 정도는 버틸 수 있다"면서도 "요소수 구하는 게 힘들어서 앞으로 못 구하면 차를 세워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민간구급차 기사 C씨도 "우리 회사는 예전부터 요소수를 많이 비축해서 문제는 없지만 주변 다른 회사는 없다고 하소연한다"라고 말했다.
뉴스1 취재에 따르면 민간구급업체들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3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요소수를 구하지 못한 민간구급차들이 멈춰 코로나19 확진자 이송과 중증환자 장거리 이송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민간구급업체 관계자는 "요소수가 부족해 중증환자 장거리 이송은 못 하고 환자를 가려 받는 상황"이라며 "당장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정부가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재택치료 도중 중증으로 진행되는 환자들은 빠르게 전담병원으로 이송돼야 한다"라며 "민간구급차들이 멈추는 위험한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가 요소수 수급에 빨리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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