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이 비축하고 있는 차량용 요소수 예비분을 민간에 공급하기 시작한 1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인근의 주유소에 요소수를 넣기 위한 트레일러 차량들이 줄 서 있다. 군이 비축하고 있던 요소수가 보급 예정인 주요 항만 인근 주유소는 부산항 인근 주유소 7곳(100t), 인천항 인근 주유소 8곳(40t), 전남 광양항 5곳(30t), 경기 평택항 6곳(15t), 울산항 6곳(15t)이다. 2021.11.1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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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30만원을 더줘도 대형 화물차 섭외가 쉽지 않네요"

택배업계가 배송 물량이 늘어나는 연말을 앞두고 대형 화물차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의 긴급 조치로 요소수 수급에는 숨통이 트였지만 이번엔 유가보조금 축소가 발목을 잡았다. 화물차 기사들은 운행할수록 손해인 경우가 많아 아예 운행을 포기하거나 가까운 곳 위주로 운행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택배 등 물류회사들은 앞으로 1~2주간 대형 화물차 섭외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요소수 대란에 이어 유류보조금 인하까지 겹친 때문이다.

휘발유와 경유, LPG 부탄 등에 부과되는 유류세가 이날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6개월동안 한시적으로 20% 인하된다. 이에 따라 경유의 경우 기존 리터(L)당 582원에서 466원으로 116원 조정된다.

대형 간선화물차나 택배차 기사 입장에서 경유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정부가 유류세 인하와 함께 영업용 화물차를 대상으로 지급해 온 유가보조금도 함께 낮췄다. 경유 화물차의 유가보조금은 리터당 345.54원에서239.79원으로 105.75원 줄었다. 결국 유류세 인하와 유가보조금 삭감으로 화물차 운전자들이 누리는 혜택은 리터당 10.25원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개별 주유소가 기름값을 결정하기 때문에 반드시 유류세가 인하된 만큼 저렴해지는 것은 아니다. 유류세 인하가 실제 기름값에 반영되는데는 통상 1~2주 가량 소요된다. 반면 유가보조금은 바로 삭감되기 때문에 화물차 운전자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더 커지게 된다.

다수의 화물차 기사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반발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류세 인하 누구를 위한 겁니까…보조금 깎지 마세요'라고 올라온 청원은 하루 만에 동의자가 3200명을 넘어섰다. 청원 게시자는 "비싼 기름값 때문에 화물업 종사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 누구를 위한 유류세 인하인가"라며 "화물업 종사자들은 (유가가) 50원 오르면 아이들 학비가 없어지고, 100원 오르면 1달 생활비가 사라진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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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요소수 가격이 최대 15배까지 급등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상 대형 트레일러 한 대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화물을 싣고 이동하면 부산에서 요소수를 보충하고 서울로 와서 다시 요소수를 주입해야 한다. 이때 요소수를 넣을 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택배사들은 기존에도 요소수 대란으로 웃돈을 얹어주고 구해야 했던 대형 화물차 기사들을 더 구하기 어려워지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아직 영향이 크지 않지만 요소수 대란에 유가보조금 인하 이중고까지 겹치면 더 운행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며 "우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특히 장거리를 오가는 11톤 이상급 차량은 이틀에 한 번씩 넣는 경우도 많은데, 최근 추가 배차를 위해 30만~50만원을 더 부르는 화물차 기사들도 있다"면서 "비싸도 쓸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고, 웃돈을 줘도 배차가 안 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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