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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국내 백신 접종

'심근염 위험 5배' 모더나…외국선 '30세 이하 男' 접종중단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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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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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사가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젊은 남성의 심근염(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발생 위험이 다른 백신보다 높다고 공식 인정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북유럽 국가들은 이미 30세 이하 남성에 대해 모더나 백신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접종 연령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더나 “화이자보다 심근염 발생 5배 높아”



폴 버튼 모더나 초고의학책임자(CMO)는 11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30세 미만 남성의 경우 접종 후 심근염 발병 건수가 화이자 백신보다 5배가량 높다고 인정했다. 버튼 CMO가 인용한 프랑스 자료를 보면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12~29세 남성의 심근염 발생 비율은 인구 10만명당 13.3명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10만 명당 2.7건으로 약 5배 낮다.

같은 mRNA 백신인 화이자보다 모더나의 심근염 위험이 높은 이유에 대해선 항원량의 차이가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1인 접종량 당 항원량이 화이자 백신의 3배 정도 많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어력은 좋을 수 있지만, 원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이런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튼 CMO는 최초 접종 때보다 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부스터 샷의 경우 아직 심근염이 발생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회사 측이 관찰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북유럽은 30세 이하에 모더나 접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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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추가접종(부스터샷)이 진행되고 있는 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접종 대상자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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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핀란드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는 이미 30세 이하 남성에 대한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일본 후생노동성도 모더나 제품을 10~20대 남성에게 사용하지 말도록 권장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14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12일 기준 모더나 백신 접종 후 심근염 등으로 의심된 증상이 나타난 빈도가 20대 남성의 경우 100만 회당 10.4건, 10대 남성은 14.49건꼴로 보고됐다. 화이자 백신은 20대에서 8.15건, 10대에서 1.3건 수준이다. 후생성은 1차로 모더나 백신을 맞은 해당자에게도 2번째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도록 할 예정이다.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모더나 백신 접종을 허용하고 있는 한국 방역당국은 일단 국내외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1일 질병관리청 발표를 보면 mRNA 백신 접종 후 심근염ㆍ심낭염이 의심돼 신고된 건 471건이다. 이 중 지난 4일까지 426건의 진단 정확성을 검토한 결과 심근염ㆍ심낭염으로 인정된 사례는 156건이다. 화이자 116건, 모더나 40건 정도다. 단적으로는 화이자 백신이 더 높아 보이지만 접종 횟수를 고려할 때 발생 비율은 화이자가 0.00025%인 반면 모더나는 0.0003%로 소폭 높다.

황경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예방접종기획팀장 12일 오후 백브리핑에서 '모더나 접종 연령을 변경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북유럽에서는 이미 30세 미만 접종을 제한한 사례가 있다. 당시에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국내 발생사례나 해외 연구, 해외 동향을 충분히 파악하면서 전문가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아직 충분한 자료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상황을 더 살펴보고 전문위원회와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 “모더나 연령 제한 고려해야”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연령 제한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교수는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며 “어차피 주력은 화이자이기 때문에 30세 미만의 경우 모더나 접종을 중단해 불신의 싹을 처음부터 잘라버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국내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만의 가이드라인을 잡아야 한다”면서도 “지금 당장 부스터 샷에도 모더나 백신이 사용되고 있는데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구조다. 현재까지는 모더나 백신 사용량이 적어 이상반응 발생률이 낮았는데 접종 빈도가 많아지면서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국의 결정을 기다리다 보면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얀센이나 모더나의 경우 미국에서 개발된 백신이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미국도 모더나의 경우 18세 미만에는 허용을 안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런 걸 감안해서 내린 결정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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