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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우주에서도 싸우는 美·中…'극초음속 미사일 vs 감시 위성'[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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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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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을 실시해 미국을 놀라게 한 가운데, 미국이 '방패'인 감시 위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미·중 패권 경쟁이 우주로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의 방산업체 노스롭 그루먼사는 지난 10일 최근 극초음속ㆍ탄도 미사일 추적용 인공위성 설계안이 주요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2023년 납품을 목표로 진행 중인 1억5300만달러 규모의 인공위성 개발 사업에 순풍을 달게 됐습니다.

앞서 이 회사는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issile Defense AgencyㆍMDA)으로부터 L3해리스사와 함께 '극초음속ㆍ탄도미사일 추적 우적용 우주 센서(HBTSS)'라는 이름의 감시 위성 개발 업체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MDA는 이번 심사에서 지구 저궤도에서 극초음속ㆍ탄도 미사일을 감지ㆍ추적하기 위한 노스롭 그루먼사의 기술 제안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스롭 그루먼사는 앞으로 위성을 실제 제작해 궤도에 올려 극초음속 미사일 추적과 데이터 처리·전달 능력을 실험할 예정입니다. 또 다른 제작업체인 L3해리스사도 지난 9월 20일 위성 설계안이 미 국방부의 심사를 통과해 개발에 한창입니다.

미 국방부는 오는 2025년까지 일단 4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 시험해 본 후 더 많은 위성들을 발사해 네트워크를 구성, 극초음속·탄도 미사일을 지구 어디에서나 발사부터 비행 전 궤적을 감지ㆍ추적할 수 있는 열 신호 감시 다층 인공위성 네트워크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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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중국은 지난 8월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궤도를 비행하다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HGV) 시험 발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 상황입니다. 창정 로켓에 실려 대기권을 벗어난 뒤 재진입해 마하 5~12의 엄청난 속도로 비행해 항공모함 등 전략 목표를 타깃으로 삼는 무기입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목표까지 비행하면서 조종이 가능해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탄도 미사일은 이보다 더 빠르긴 하지만 궤적이 정해져 있어 레이저나 방어 미사일에 의해 파괴될 수 있습니다.

영국의 한 일간지는 "미사일은 목표지점에서 20마일(약 32㎞) 가량 벗어났지만, 기존에 파악하고 있던 것보다 기술적으로 대단한 진전을 보여 미 정보당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이번 실험은 여태 개념만 알려졌던 기술을 실제 제작ㆍ발사하는 단계까지 개발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진전이라고 합니다.

중국과 긴장 관계가 고조되고 있는 미국은 중국에게 추월 위기에 처하자 경악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 중이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지난달 21일 미 CNN은 미 국방부가 극초음속 무기 프로그램에 좌절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알래스카에서 극초음속 글라이드 활공체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험 발사를 진행했지만 부스터가 가동되지 않아 극초음속으로 가속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에 대해 '스푸트니크 순간'에 비유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본 것은 극초음속 무기 시스템 시험이라는 매우 중대한 기술적 사건"이라며 "지금이 스푸트니크 순간(Sputnik moment)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에 매우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하네요. 스푸트니크는 옛 소련이 1957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발사에 성공한 인공위성입니다. 2차 세계대전 승전 후 자만했던 미국이 깜짝 놀라며 소련을 다시 보기 시작했고 미ㆍ소 냉전의 계기 중 하나가 됐습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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