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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이재명 측선 ‘구급대원 질책’ 가짜 뉴스라 했는데… 소방당국 “사실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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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책한 해당 간부 징계하라’ 靑청원 올라와

세계일보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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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배우자실장 이해식 의원이 구급대원 질책 논란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가, 소방당국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거짓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앞서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인 ‘블라인드’에는 경기도청 직원이라 밝힌 한 네티즌이 “유명 대선 후보 가족을 안전하게 이송해주고, 비번 날 소방서로 불려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세 시간 정도 조사를 받는 게 정상이냐”는 글이 올라왔다.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낙상 사고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들이 김씨의 구급차 이송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밤샘 근무를 마친 뒤 오전에 소방서에 불려가 장시간 대기한 뒤 조사받으며 질책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내용이 담긴 보도 직후 이 의원은 “구급대원들이 상부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닦달 당했단 보도가 있던데 제가 확인한 바로는 사실이 아니다”며 “제가 소방청을 관할하는 행안위 위원이기 때문에 확인 했고, 지금 정확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볼 땐 이것도 악의적인 가짜뉴스 형태의 작용이 있지 않나 싶은데 그 점에 대해서 좀 고려를 해달라”며 “실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확인하고 있고 소방청에서 공식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후 소방당국은 실제로 경기 분당소방서에서 사건 당인 오전 김씨 이송을 담당한 대원들을 불러 질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12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분당소방서는 지난 9일 김씨를 이송한 구급대원 A씨 등 3명을 심야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이후 같은 날 정오쯤 소방서로 불러내 30여분간 김씨 이송 당시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이송 직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질책했다.

경기 소방재난본부는 “구급대원에 대해 부적절한 조사를 진행한 해당 소방서 직원에 대해 엄중 경고 후 위법사항이 확인될 경우 문책할 방침”이라고 했다.

세계일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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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대원 질책이 사실로 밝혀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질책한 해당 간부를 엄중히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글이 게재됐다. ‘이재명 후보 부인을 이송한 구급대원들에게 경위서를 쓰게 하고, 근무조까지 조정한 분당소방서 간부들을 엄중히 징계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청원인은 “분당소방서 간부들은 그저 VIP들의 의전만 신경 쓴 나머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구급대원들을 질책해 다음 날 업무 수행하는 데 있어 심대한 지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영달을 추구한 만큼 결코 소방관으로서의 자질이 없다”며 “분당소방서 간부들을 엄중히 징계하여 두 번 다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해 주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이 동의해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 중이다.

한편 김씨는 지난 9일 오전 1시경 자택에서 구토와 현기증을 호소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이 과정에서 바닥에 부딪혀 열상을 입었다. 김씨는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인근 성형외과에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제 아내를 후송한 119 구급대원을 비난 질책하지 말라"며 "119가 도착할 때 저는 복장을 갖추고 저희가 누구인지 끝까지 말하지 않았으니 그들이 제가 누군지 알 필요도 없지만 알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제가 본 젊은 구급대원 3인은 훌륭한 공직자로 얼마 전까지 제가 지휘하던 경기도 공직자라는 것이 자랑스러울 정도”라며 “성실하게 임무를 잘 수행한 이들을 내용도 모른 채 질책할 것이 아니라 격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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