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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의 일회용품 사용 문제를 지적한 광주전남녹색소비자연대의 홍보물. 광주시의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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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맛있기로 소문난 광주광역시에서는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에게 제공하는 음식 가짓수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 끼니마다 육개장과 된장국 등 국이 바뀌고 김치와 꽈리멸치볶음, 도라지무침, 코다리조림, 여러 나물, 새우젓 등이 상에 오른다. 남도의 장례음식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홍어와 돼지고기 수육 등 ‘홍어삼합’도 나온다. 광주전남녹색소비자연대와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시자원순환협의체가 지난해 10월 광주 지역 장례식장 27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11곳(41%)이 10∼14가지 음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10가지 미만의 음식을 제공하는 곳은 30%(8곳)에 그쳤다. 15∼19가지 음식이 제공되는 장례식장도 19%나 됐고 20가지가 넘는 음식이 나오는 곳도 7%였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 음식을 담는 그릇은 모두 일회용기로 나타났다. 장례식장의 88%는 일회용기만 사용하고 있었고 12%는 컵 등 일부만 세척 뒤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한 다회용기를 사용했다. 다회용기만을 사용하는 장례식장은 조사대상 중 한 곳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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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에 제공된 음식. 나해란 자원순환사회연대 연구원 발제 자료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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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광주시의회는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과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지난 15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나해란 자원순환사회연대 연구원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회용 합성수지 접시의 20%가 장례식장에서 사용되고 있고, 장례식장 한곳 당 연간 밥·국그릇 72만개, 접시 144만개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전국의 장례식장에서 발생되는 일회용 폐기물은 연간 3억7000만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장례식장에서 사용되는 일회용기의 74%는 상주들의 직장이나 상조보험을 통해 제공된 것들이었다. 구성룡 광주 천지장례문화원 전무는 “한국 문화는 손님을 초대했을 때 음식 대접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장례식장은 손님들이 정해진 시간에 오지 않고 24시간 운영돼 다회용기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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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에서 지난 15일 열린 일회용품 줄이는 장례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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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감소하고 장례비용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연구원은 “2017년 2월부터 다회용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순천 성가롤로병원 장례식장은 사업장폐기물이 60% 감소했고 음식물 쓰레기도 30% 줄었다”면서 “일회용품과 음식비용이 절감돼 장례비용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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