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연합시론] 여야, 대장동 특검 신속히 도입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대장동 부당이득 몰수하라!"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0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경실련 주최로 대장동 개발이익 추정발표 및 특검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1.10.19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8일 대장동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에 대해, "조건을 붙이지 않고 아무 때나 여야 합의해서 특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혹이 제기된 초반 야당의 특검 주장을 "시간 끌기용"이라고 비판하다 최근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도 할 수 있다는 '조건부 특검론'을 꺼내든 이 후보가 또다시 진전된 수용 의사를 던진 것이다. 야권은 19일 "물타기용이나 물귀신 작전용 조건 내걸기를 하는 꼼수를 부려선 안 된다"며 즉각적인 특검법 통과를 강조했다. 특검 도입을 둘러싼 여야의 속셈이 다르기 때문에 논의가 어떻게 진척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선 정국에서 집권당 대선 후보가 대장동 사업에 대한 특검 도입 얘기를 거듭한 만큼 이 문제가 '선거를 위한 쇼잉'에 그쳐서는 안 되고 그렇게 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특검은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과반이 도입해야 한다고 보는 사안이다. 여야는 신속하게 특검법을 통과시켜 특검이 대장동 의혹에 대한 전모를 파헤쳐 그 결과를 내년 3월 대선 전에 내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후보의 특검 언급은 경선 이후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도 지지율이 3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시절 진행된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의혹을 떨쳐내지 못하면 현 상황을 탈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자신에게 덧붙여진 '특검 회피' 이미지를 탈피, 수세에서 벗어나 현재의 지지율 답보 상황을 돌파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페이스북에 "전국민 재난지원금, 고집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사실상 철회 의사를 밝힌 것도 선거 대응에 대한 위기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그 타개책으로 나온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후보 측은 지원 방식을 둘러싼 정쟁보다는 신속한 민생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는 실용주의 원칙에 따른 결론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야당과 정부의 반대와 냉랭한 여론, 현실적인 재정 상황 등으로 인해 철회한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 전국민 지원금 철회 언급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국민 지원금 철회의 경우 이제라도 불필요한 당정 갈등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지만,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정책을 섣불리 공론화해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은 감수해야 할 몫이다.

이 후보의 특검 언급은 검찰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검찰이 대장동 수사에 착수한 지 약 두 달이 돼가지만 대장동 사업으로 소수의 민간인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두게 된 결정을 내린 '윗선'에 대한 수사와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답보상태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17일 곽상도 전 의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지난달 1일 아들 병채(31)씨 자택을 압수수색한 이래 한달 보름여가 지났다. 곽 전 의원 아들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맡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등으로 50억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 돈이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를 도와준 대가로 받은 부정한 돈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곽 전 의원에 대한 수사를 계기로 '50억 클럽'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야가 논의를 통해 특검을 도입해도 검찰의 기존 수사를 참고해야 하는 만큼 검찰은 대장동 수사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이 후보는 특검 언급을 하면서 대장동 사업 관련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향해 "윤 후보께서 조건을 붙이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윤 후보 역시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 역공을 가했다. 윤 후보는 그러나 "상설 수사기관이 늑장·봐주기·부실 수사를 했을 때 특검을 임명하는 것인데 범죄사실 특정이 안 되는 것까지 특검을 가는 것은 특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때문에 여야가 겉으로는 '조건 없는 특검'에 뜻이 모였음에도 실제 특검이 성사되기는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특검 언급이나 협상이 선거용 눈속임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국민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줄 것이다. 그 실망에 이은 불신은 고스란히 이 후보를 비롯한 정치권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민은 특검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주시하고 있다. 여야는 현명한 국민을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고 신속히 특검 도입에 합의하기 바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