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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대기업 경영권 승계

'세대교체' LG·롯데-'컨트롤타워 부활' 삼성·SK…연말 재계 인사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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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젊은 피 수혈에 방점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조인경 기자] 주요 대기업의 연말 인사 시즌이 막을 올린 가운데 성과주의에 기반한 세대 교체와 젊은 피 수혈 트렌드가 올해에도 단골로 등장했다. 여기에 각 그룹별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재계의 연말 인사는 LG·롯데·LS그룹을 시작으로 삼성·SK·현대자동차·포스코 등 주요 그룹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포문을 연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 이래 가장 인상 깊은 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바뀌지 않았지만 그룹의 컨트롤타워이자 구 회장의 카운터파트인 2인자 자리에서 세대 교체가 일어났다. 권영수 부회장이 배터리 화재 현안 해결차 LG에너지솔루션으로 자리를 옮기고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대신 맡으면서다. 성과를 바탕에 둔 발탁 인사 기조는 이어갔다. 특히 올해에는 구 회장 취임 후 임원 인사 규모가 179명으로 최대였다. 신임 상무의 62%는 45세 이하로 젊은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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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안정보다 과감한 혁신을 택했다. 주력인 유통과 호텔 사업 최고 수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며 순혈주의를 깼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 자리에는 경쟁사 신세계그룹 출신을 처음으로 앉혔다. 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어 새로운 인력은 젊은 인재로 충원한다는 게 롯데그룹의 방침이다. LS그룹에서는 총수 세대 교체가 있었다. ‘사촌 경영’ 전통에 따라 9년간 그룹을 이끈 구자열 회장을 대신해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맡기로 했다.

내주로 예정된 삼성·SK그룹 인사에서는 컨트롤타워 부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대기업들이 국내외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의 필요성을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민첩한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현지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의사소통 창구가 있어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제2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SK그룹은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등 해외에 생산 거점 외연을 넓히는 추세다. 또 반도체·배터리 등 주요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대응이 기업의 생존을 가를 정도로 중요해진 만큼 전체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의 역할론이 급부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사업을 총괄할 본부를 신설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유정준 SK E&S 부회장이 오래 전부터 적임자로 낙점돼 관련 조직 개편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에서 각각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으나 조직 내부적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삼성 내·외부의 위기 상황을 감안해서라도 통합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신분인 점과 사실상의 미전실 부활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은 부담이다. 이 외에 삼성과 SK의 전반적인 올해 인사 분위기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에서 안정 속 변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12월 중순께 단행할 인사에서 ‘미래 사업과 신기술 개발에 전문성과 리더십을 확보한 인재 깜짝 발탁’이라는 정의선 회장의 성과주의 기반 조직운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매년 재계 인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포스코그룹 역시 경영진의 별다른 변화 없이 안정 속 변화를 꾀할 것이란 관측이다.

CJ그룹 인사는 내달 중으로 단행될 예정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최근 11년 만에 직접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CJ의 현재를 ‘성장 정체’로 규정한 바 있다. 미래 대비에 부진했던 점을 자성하며 인재를 키우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인사는 잠재력을 갖춘 새로운 젊은 인재 발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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