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2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도착, 취재진 질문에 답하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살펴본 검찰이 '증거 불충분' 결론을 내린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기훈 부장검사)는 강 전 수석에 대한 의혹을 조사했으나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입건하지 않고 사안을 종결했다.
앞서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작년 10월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서 '이 전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5천만원을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전 대표는 강 전 수석에게 '금융감독원의 라임 관련 조사를 무마시켜 달라'는 취지로 청탁을 해주겠다며 김 전 회장으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올해 1심과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이 5천만원이 실제로 강 전 수석에게 전달됐다는 결론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김 전 회장도 의혹 폭로 후 "준 돈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하라고 특정하지는 않았다"며 "실제로 (강 전 수석에게) 돈이 전달됐는지는 모른다"고 입장을 바꾼 바 있다.
강 전 수석 역시 "이 대표를 2019년 7월 28일에 청와대에서 20여분 만났다"며 돈을 건네받은 일은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강 전 수석의 위치정보 시스템(GPS) 기록을 분석하는 등 청와대 이외의 장소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난 적은 없는지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여권 로비 의혹에 연루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이수진(비례) 의원, 김영춘 전 국회사무총장 등은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라임 사태를 무마하기 위한 정관계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은 작년 2월 개그맨 김한석 씨가 언론을 통해 공개한 녹취록이 출발점이 됐다.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은 '라임 살릴 회장님'이란 수식어와 함께 '로비에 어마무시하게 (돈을) 쓰는 사람'으로 언급됐다.
로비 의혹 대상자 가운데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9월 징역 1년6개월형이 확정됐다.
야권 정치인으로 이 사건에 연루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은 지난 5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다음 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된 지 2년 가까이 지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미 재판에 넘겨진 이들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실체 규명 없이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rbqls12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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