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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냉혹한 현실' 앞에 놓인 이재용, '뉴삼성' 임원 인사·조직 혁신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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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체류 연한 폐지·동료평가제 도입 여부 촉각

삼성전자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 체제 유지될 지도 관심

아시아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지난 14일 출국한 이 부회장은 5년만의 방미 일정에서 현지 주요기업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다양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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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삼성이 이번 주 인사제도 개편과 정기 임원인사 등을 시작으로 '뉴 삼성' 도약을 위한 내부 쇄신에 돌입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조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를 확정한 뒤 "냉혹한 현실"을 언급한 점에 비춰볼 때 이번 개편 및 인사가 비교적 큰 폭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금명간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중장기 인사제도 혁신과정 중 하나로 평가·승격제도 개편안을 마련했다. 이후 구성원들에게 제도 개편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마련했다. 철저한 성과주의와 보상, 수평적 문화 정착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직급별 '표준체류 연한'을 폐지토록 한 것이 가장 파격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행 삼성전자의 직급단계는 CL(Career Level) 4단계(CL1∼CL4)로 돼 있다. 이 인사제도에 따라 다음 단계로 승격되려면 표준체류 연한에 따라 8∼10년을 채워야 했지만, 개편안이 적용되면 이런 기준이 사라지게 된다.

직급별 표준체류 연한이 폐지되고, 팀장이 운영하는 '승격 세션'을 통해 성과를 인정받으면 과감한 발탁 승진도 이뤄질 수 있다. 30대 임원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직원 고과평가에서 절대평가도 확대된다. 고성과자(EX) 10%를 제외한 나머지 90%의 업적평가는 절대평가로 이뤄진다. 현행 임직원 고과 평가는 'EX'(Excellent)와 'VG'(Very good), 'GD'(Good), 'NI'(Need improvement), 'UN'(Unsatisfactory) 등 5개 등급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에는 VG 등급 비율이 25%로 한정됐지만, 이제는 훨씬 더 많은 VG 등급이 나올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앞으로 직급이나 사번을 내부 통신망에 노출하지 않기로 했다. 연말에 이뤄지는 승급 발표 역시 하지 않는다. 본인과 부서장 이외는 승진 여부를 알 수 없고, 상대방의 직급이나 입사 연도도 알 수 없게 된다. 임원을 제외한 호칭은 기존의 '프로'로 통일될 예정이다. 수평적 문화 안착과 의사소통 방식 개선 등 조직 쇄신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상급자가 하급자를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동료평가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동료들 간의 상호 평가로 평가 방식을 다원화하겠다는 것이다.

인사 개편안 발표와 동시에 다음 달 초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의 임직원 인사가 단행된다.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모더나, 버라이즌, 구글 경영진 등과 회동하며 바이오와 5G, 인공지능(AI) 등 삼성의 미래 성장 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긴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에 이 부회장의 현실 인식과 미래 구상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3월 주총에서 재선임된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부문장 겸 대표이사 3인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지, 아니면 일부 변화가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이혜영 기자 h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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