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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오미크론' 변이 확산

북미까지 뚫은 오미크론 '안전지대'가 없다… WHO는 "위험성 파악 시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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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감염자 2명 확인
프랑스도 의심사례 8건 발견
정보 얻는데 2~4주 걸릴 듯
한국일보

29일 호주 시드니 공항에 설치된 마스크 착용 안내 표지판 옆으로 승무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전날 호주 보건당국은 아프리카에서 온 여행객 2명이 오미크론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시드니=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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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전 세계를 강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남부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변이는 17일만에 유럽 각국과 미주까지 번졌다. 각국이 하늘길을 막고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빠르게 확산하는 변이를 막기엔 속수무책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과학계는 전파력과 위험성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면서 ‘5차 대유행’ 우려가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당국은 이날 오미크론 감염자 2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여행객들이다. 새 변이가 어느덧 북미 대륙에도 상륙했다는 의미다. 장이브 뒤클로 캐나다 보건 장관은 "코로나19 검진과 감시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캐나다에서 새 변이 확진자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남아공,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벨기에, 호주, 이스라엘, 홍콩, 네덜란드, 덴마크, 캐나다까지 총 14개국에서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프랑스와 브라질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이날 8건, 브라질은 한 건의 오미크론 의심사례가 발견됐고, 정확한 분석을 위해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인근 국가에서 이미 감염자가 속출하는 만큼 프랑스 역시 조만간 확진자 발생국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오미크론 확산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백악관 최고 의학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 “아직 미국에서 (변이가) 발견되진 않았지만 이미 여러 국가에서 퍼졌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여기에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이 현재 제5차 대유행을 겪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실히 그렇게 갈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 몇 주에서 몇 달간 우리가 하는 일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각국은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29일 주요 7개국(G7) 보건장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각국의 변이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탈리아 감염병 전문 의료기관인 로마 스팔란차니 병원은 변이 대응을 위해 연구 태스크포스를 꾸렸고, 프랑스 보건부 역시 오미크론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백신을 맞았더라도 자가격리 하라고 권고하는 문서를 각 기관에 보냈다. 아프리카 등 변이 주요 발생국에 빗장을 거는 국가도 속속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새 변이의 정체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공포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날 WHO는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이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예비 데이터에서 남아공의 입원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이것이 새 변이 때문이라기보다는 전체적인 감염자 수 증가 때문일 수 있다는 게 WHO의 분석이다. 또 “지금으로선 오미크론의 증상이 다른 변이와 다르다고 볼 만한 정보가 없다”면서 증상의 심각성을 파악하기까지 며칠에서 길게는 수 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예비 데이터상으로 해당 변이로 인한 재감염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짚었다.

유럽연합(EU) 역시 해당 연구 결과가 나오는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방문해 “세계는 지금 오미크론을 이해하기 위해 시간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학계와 제약업계가 돌연변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데 2~4주가 걸린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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