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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오미크론' 변이 확산

변이에 변이, 또 변이…"선진국만 백신 맞으면 또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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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아프리카 남부에서 전 세계를 공포에 빠지게 한 코로나19(COVID-19) 변이 오미크론이 출현하면서 백신 불평등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선진국들의 백신 독점으로 인해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게 됐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것이다. 저소득국가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지 못하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등장해 대유행 종식이 요원해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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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이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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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전염병연구소(NICD)의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220명으로, 두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아공의 일일 확진자 규모는 이달 초만 하더라도 200~300명대에 불과했다. 한 달 새에 10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남아공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신규 확진의 최대 90%가 오미크론 감염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감염병학자들은 오미크론의 출현이 백신 불평등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CNN은 이날 과학자들을 인용해 저소득국가와 선진국의 백신 접종률 차이와 접종을 거부하는 행동이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를 초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오미크론은 남아공 과학자들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가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다고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이 변이가 어디서 처음 나타났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 없지만, 전문가들은 남부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에서 남아공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샘프턴 대학의 감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헤드 선임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는 유전자 검사 능력이 더 높은 남아공에서 발견된 것일 뿐"이라며 "아마 백신 접종률이 낮고 진단 검사가 많이 이뤄지지 않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 나타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변이의 출현은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느린 탓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결과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처럼 백신 접종률이 낮고 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여전히 대규모 발병 위험이 크다"며 "지난해 12월 영국발 알파 변이, 올해 2월 인도발 델타 변이 등 이미 문제를 일으켰던 변이 역시 모두 통제되지 않은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곳에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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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의 최대 공항인 OR탐보 국제공항에서 한 남성이 우간다로 출국하기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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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저소득국가의 코로나19 백신 완전 접종률은 매우 낮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세계 곳곳에서 입국 금지 조처를 내린 남아프리카 국가들의 완전 접종률은 △남아공 24.3% △보츠와나 19.7% △ 짐바브웨 18.7% △나미비아 12% △모잠비크 11.1% △말라위 2.9% 등이다. 미국(59.1%)과 유럽연합(6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들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데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컨대 나미비아의 경우 정부에 대한 불신과 백신 음모론 등으로 인해 접종 거부감이 큰 상태다. 이 때문에 사용기한이 내년 2월까지인 아스트레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 총 26만8000회분이 폐기 처분될 위기에 놓였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백신 공급 불균형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헤드 연구원은 "부유한 국가들이 실제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백신을 비축하고 있고, 코로나 백신 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또는 저소득국에 백신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짚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도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선진국의 백신 독점으로 인해 백신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을 갖지 못한 곳을 중심으로 새 변이 바이러스가 더 독해지고 있다"며 "오미크론의 등장은 백신 불평등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콰줄루나탈대 감염병 전문가 리처드 레셀 박사는 "정말 역겹고 괴로운 건 영국과 유럽 등의 여행 금지조치가 유일하면서도 강력한 반응이었다는 점"이라며 "전염병 통제를 위해 아프리카 국가를 도와줄 것이라는 말과, 지난 1년 내내 경고해왔고 현재 보이는 백신 불평등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고 비난했다.

오미크론 출현으로 백신 불평등 문제가 해결돼야 코로나19 종식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세스 버클리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전 세계 인구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받지 않는다면 변이는 계속 나타나고 대유행도 장기화할 것"이라며 "선진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인구가 백신을 맞아야만 변이 출현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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