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제한·봉쇄에 공급망 경직·수요 둔화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28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이 국제선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영국,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은 이미 남아공발 입국자를 받지 않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윤지원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다섯 번째 '우려 변이'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예고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장은 오미크론 변이 출현이 내년 경제회복 전망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시하고 있다.
벌써 각국이 열었던 국경을 다시 걸어 잠그는 가운데, 일본은 아예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여행 규제로 소비자·기업 신뢰지수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미 시장의 변화는 나타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출현 사실이 처음 알려진 지난 24일 미국과 영국, 호주 중앙은행의 내년 금리 인상 전망치는 최소 10bp(bp=0.01%) 하락했다.
오미크론의 백신 저항성이나 전염력 등의 추가 정보가 어떻게 확인되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 회복 전망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악의 경우 다시 봉쇄가 불가피하게 되면, 이미 경직된 공급망은 물론 수요 회복에도 영향을 미쳐 저성장과 인플레이션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의 감염 여파가 크게 미칠 경우 내년 경제 성장률이 기존 예측치보다 0.4%포인트(p) 낮은 4%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아태 담당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는 "아직은 아니지만, 1년만 더 국경 이동이 막히고 공급망이 끊기면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이번 신종 변이 출현으로 인한 재유행 여파가 지난해만큼 강하진 않을 것이란 게 경제학자들의 중론이다. 지난해 세계 경제는 중국을 제외한 거의 전체가 역(-)성장한 바 있다.
노무라 홀딩스의 롭 서브바라만 글로벌시장연구 부문장은 "국지적 봉쇄나 여행 제한, 항만 폐쇄 같은 규제가 다시 취해질 수 있다"면서도 "가계와 기업이 규제와 봉쇄에 적응해왔기 때문에 (규제가 다시 강화돼도) 이번엔 그 충격이 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이날 시장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오미크론 출현 소식으로 지난 24일부터 매도세를 보였던 스탠다드앤푸어(S&P) 500과 나스닥, 유럽 증시가 모두 상승했고, 유가도 배럴당 70달러 선으로 회복됐다. 오미크론 등장 전까지만 해도 투자 수요가 내구제에서 레저, 여행, 관광 등 서비스 쪽으로 옮겨가던 참이었지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9월 워싱턴 의사당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무엇보다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건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을 예고한 연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다. 이미 작년 말 세계 경제 둔화 이후 각국 통화 당국은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온 탓에 추가 금융 지원 여력이 없는 데다, 정부 부채 역시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베렌버그 미·아시아 경제 수석연구원 믹키 레비는 "신종 변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없다면 연준은 테이퍼링에 속도를 낼 것이지만, 불확실한 하방 효과가 계속된다면 연준이 결정을 연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신종 변이의 리스크를 낮게 평가하고, "연준의 테이퍼링이 (예정대로)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데 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이번 신종 변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해에 비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 홀딩스의 서브바라만 부문장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경제 불확실성이 훨씬 높아졌다는 것"이라며 "경제학자들은 내년 전망치를 내놓는 데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abi@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