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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AI 기술로 멸종위기종 판별한다…앵무새 적용하니 90%대 정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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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AI 기술을 활용한 앵무새 종 판별 연구 체계도. 자료 국립생물자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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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멸종위기 생물을 판별할 때 인공지능(AI)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육안으로 구분이 쉽지 않은 멸종위기종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5월부터 추진 중인 'AI 기반 생물자원 활용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바탕으로 국제적 멸종위기종 판별에 AI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는 주로 특정 생물체의 외부 형태를 이용해 종을 구분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적용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배창환 생물자원관 연구관은 "AI 기술 개발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지만, 관세청 등 관계기관과 연계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 해봐야 한다. 종 변이 등까지 확인할 수 있는 단계적 보정을 거쳐 조만간 업무에 적용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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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 물품들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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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에 등록된 멸종위기종의 국내 불법 유통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017년 태국ㆍ대만에서 CITES 1~2급에 해당하는 앵무새를 국내로 밀수해 불법 거래하다 적발된 바 있다. 올 7월에도 CITES 2급인 카이만 악어와 그린 아나콘다가 밀수됐다가 인천 세관에 걸리기도 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세관 등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종을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생물자원관 측은 올 들어 김창배 상명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해당 작업을 수행할 AI 전문가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진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앵무새에 AI 기술을 우선 적용해봤다. 국내 유입이 가장 많은 생물 중 하나라 관리ㆍ규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모가 거의 비슷해 수입 현장에서 종 판별이 어려운 아마존앵무 27종을 대상으로 '딥러닝' 기반 모델을 활용했다. 이들 앵무새는 불법거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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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앵무 중 3종에 대한 AI 판별 결과. 자료 국립생물자원관ㆍ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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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노란청구아마존앵무ㆍ파란뺨아마존앵무는 종 판별 정확도가 100%로 가장 높았다. 연보라빛아마존앵무는 가장 낮은 80%였다. 나머지 24종은 평균 92.1%로 정확도가 높은 편이었다.

생물자원관은 향후 AI 기술을 멸종위기종 수출입 업무뿐 아니라 국내 멸종위기종이나 위해성 야생생물의 관리ㆍ동태 파악 등 모니터링 작업에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창환 연구관은 "국립공원 내에서 카메라로 모니터링하는 산양 등도 딥러닝으로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멸종위기종 수출입 관리 외에 국내 멸종위기종 판별 등에도 AI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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