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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SNS 홍보 줄 세우기' 與 의원들 '부글부글'…"자업자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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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스피커 김용민 씨(오른쪽)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이재명 SNS 홍보 실적'이라며 순위를 매겼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왼쪽)은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이선화 기자·김용민 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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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로 봐야" vs "과한 정치력 행사"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결국 다 여러분의 집권을 위해서입니다." (김용민 씨, 페이스북 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로 알려진 팟캐스트 '나는꼼수다(나꼼수)' 출신 김용민 씨가 민주당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이 후보 관련 SNS 홍보 개수에 순위를 매겨 공개했다. 당 내부에선 "개인의 표현의 자유"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견과 "해도 너무하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지지층을 끌어모으기 위해 여권 스피커에 의존하면서 영향력을 키워준 탓이라며 '자업자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씨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국회의원 SNS를 상대로 이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전수조사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달 17일부터 25일까지 8일에 걸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계정을 대상으로 게시물 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겼다. 이에 따라 상위 21명과 하위 80명의 명단을 발표한 것이다.

김 씨는 명단을 공개하며 "의원들의 SNS는 만인에게 전파되는 정치적 효능감이 높은 스피커인데, 대선 후보 선거를 위해 활용하지 않거나 아예 계정을 갖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했다. 그는 또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민의의 대변자에 대한 합법적 감시활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다시 전수조사하겠다고 의원들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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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이재명 SNS 홍보 실적' 관련 국회의원 상위 21명과 하위 80명 명단을 공개한 김 씨. /김용민 페이스북 갈무리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우려와 무관심으로 의견이 갈렸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씨의 이번 시도는 의도와 달리 이 후보와 민주당의 승리를 난관에 빠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김 씨의 이런 일들이 김용민 스스로를 권력화하고 민주당 의원들을 근거 없이 비난하게 하고 민주당의 분열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옳은 방법이 아니다. 정말 후보를 위하고 당을 위한 것은 다양한 방법이 있다. SNS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하위 80명'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 초선 의원은 "의원 줄 세우기는 정말 유치한 것이다. 오히려 이 후보에게 좋지 않다. 지금은 서로 격려해줘야 한다. 굴복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오히려 속으로 '안 해야겠다' 싶다"고 불편한 속내를 털어놨다.

반면 이번 SNS 순위 공개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한 재선 의원은 "SNS를 원래 잘 안 한다"며 "정치라는 게 주변에서 다양하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김 씨는) 그렇게 평가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외에도 정치인을 평가하는 건 다양하니까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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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장경태 민주당 의원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초대한 김 씨. /유튜브 채널 '김용민TV' 동영상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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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반응이 엇갈렸다. 고진동 정치평론가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폭넓게 보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와 연결돼 있다"며 "시민단체의 낙선운동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행위가 정당한지 아닌지는 그 결과를 보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국회의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논설위원은 "김 씨는 본인이 일반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꼼수 일원이었고 (여권 지지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라며 "표현의 자유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정치적 갑질이라고 본다. 의원들 개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의원들이 자율성이 상당히 침해될 수 있다. 의원들로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 친명(친이재명)이냐 아니냐로 편 가르기 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강성 지지자들은 김 씨의 SNS 홍보 실적 게시글에 몰려가 하위권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을 비난했다. 이들은 "차기 총선 전에 한 번 더 해서 퇴출 대상 구분을 쉽게 하자" "0회는 다음에 나오지 말고 후배에게 양보하라" "이름들을 기억하고 다음에 도시락 싸 들고 낙선운동하겠다"며 의원들을 압박했다.

야권은 '공포정치 선언'이라며 이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장순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상근부대변인은 3일 "이재명의 민주당 '숙청 리스트'를 발표한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말한 쇄신이 결국 섬뜩한 '공포정치'의 선언이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씨의 이 같은 행태는 여권 스피커에게 기댔던 정치인들의 '자업자득'이라는 지적도 있다. 선거 국면에서 지지층에 호소하기 위해 유튜브 등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이에 따라 친여 성향 유튜버들의 지지층 대상 소구력이 커지면서 더 의존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김 씨는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나꼼수' 출신이자, 현재는 유튜브 채널인 '김용민TV'를 운영해 52만 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유튜브 방송에는 최근에도 민주당 김병기, 이재정, 장경태 의원 등이 참여하기도 했다. 김 씨의 행위를 비판한 박 의원도 "저는 김용민 씨를 좋아한다. 각종 방송활동 등으로 제 의정활동에도 많은 도움 주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논설위원은 "자업자득인 측면도 있다. 사실 (여권 정치인들이) 나꼼수에 의존해왔고, 본인들이 거기에 나가 영향을 받고 싶어했고 결국 김 씨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준 것"이라며 "그런 측면들이 지금 족쇄처럼 역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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