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 연구소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실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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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에 대해 “강한 감염력을 보이지만 심각성 정도는 낮다”고 평가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에 대한 기존의 분석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이다.
파우치 소장은 5일(현지시간) CNN방송 시사 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 공화국 내 확진자 현황에 대해 “거의 수직적으로 증가했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에선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까진 심각성이 대단한 수준으로 보이지 않으나, 우리가 ‘덜 심하다’ ‘심한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말하려면 극히 조심해야 한다”며 “비교할 만한 데이터가 좀 더 축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파우치 소장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되도록 합리적 시간 내에 입국금지를 해제하길 바라고 있다.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나라들에 그런 일로 어려움을 안긴 데 대해 우리는 아주 마음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파우치 소장의 이러한 평가는 새 변이 확산에 따른 성급한 공포심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위중증·치명률이 낮더라도, 강한 전파력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면 방역에 큰 위협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마리아 반 케코브 세계보건기구(WHO) 기술팀장은 미 CBS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가벼운 증상을 앓는 사례가 많아도 입원이 필요한 확진자는 있을 것”이라며 “그중 일부는 중환자실(ICU)에 들어가고, 몇몇은 사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전 세계에 델타 변이가 퍼지고 있는 지금의 힘든 상황에 더해, 그런 일이 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지 일주일 만에 총 45개국으로까지 번졌다. 파우치 소장은 현재 사용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상당 정도의 보호를 한다"며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권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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