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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WSJ “중국, 대서양 연안 적도기니에 해군기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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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아프리카 중서부의 적도기니에 군사기지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는 미국 정보당국 분석이 공개됐다. 대서양 연안에 중국 군사기지가 건설되는 건 처음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동부 해안 맞은편에 중국 군함이 상시 주둔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밀정보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군사기지 건설을 위해 적도기니 정부 관계자와 접촉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구 140만 명의 적도기니는 1979년부터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79) 대통령이 통치해 왔으며 그의 아들 테오도로 응게마 오비앙 망게(53) 부통령이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부자는 친중 성향이라고 전해진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019년부터 중국이 적도기니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걸 포착하고 주시해왔다. 군사기지 후보로는 항구도시 바타가 유력하다. 이미 중국은 바타에 심해 상업항구 시설과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이를 통해 바타는 가봉과 중앙아프리카 내륙을 연결하는 교통·군사 요충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곳에 중국 군함이 배치되고 군수품 재무장과 군함 수리 시설이 들어온다면 미국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중앙일보

중국, 적도기니에 영구적 군사기지 건설 계획.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 같은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존 파이너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등이 지난 10월 적도기니 등을 방문했다. WSJ에 따르면 파이너 부보좌관은 응게마 대통령 부자를 만나 “중국의 제안을 거절하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미국의 민감한 반응은 최근 활발해진 중국의 해외 군사력 증강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2017년 아덴만 인근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하면서 공격적 군사·안보 행보를 보여왔다. 아프리카까지 이어지는 육·해상 실크로드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에너지 루트 확보 전략인 ‘진주 목걸이(String of Pearls)’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거점을 확보했다는 의미이다.

최근 중국이 중동·아시아에서 소규모 군사력을 주둔시키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미 정부는 1년여 전 중국 국영 해운기업이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인근 칼리파 항구에 중국 군사시설을 설치하려는 것을 포착하고, UAE를 압박해 공사를 중단시켰다. 2019년에는 중국이 캄보디아 해군 기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비밀 협정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이 파키스탄·스리랑카 등에 건설한 민간 항구를 군사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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