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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고 사망한 엄마…의사 "부작용" 말하고도 신고는 손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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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이사민 기자] [의료진도 정부도 백신 부작용 인과성 인정에 소극적…신고조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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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5시쯤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 광장에서 오지은씨가 아스트라제네카를 맞고 9일 뒤 숨진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가 개최한 제3차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황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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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COVID-19) 방역패스 대상을 확대하며 백신 접종률 높이기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부가 먼저 백신 인과성 인정에 전향적으로 나서 백신에 대한 불신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신 부작용'을 주장하는 백신 피해 유족들은 의료진과 보건소 모두 백신 인과성 인정에 소극적이어서 이상반응 신고를 밟는 과정조차 쉽지 않다고 말한다.


피해 유족 "백신 부작용 10개 중 8개…의료진은 '신고 못한다' 말만"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감염병예방법상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을 신고할 수 있는 주체는 백신 접종자를 진단하거나 검안한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 의료진이다. 그러나 백신 피해를 주장하는 유족들은 일선 의사들이 백신 이상반응을 확인하고도 신고를 꺼린다고 입을 모은다.

최모씨(33)의 어머니 A씨(63)는 지난 4월 아스트라제네카(AZ) 1차 접종을 받고 지난 7월 혈소판감소증·혈전증 판정을 받은 뒤 한달여 후 사망했다. 당시 최씨는 판정을 내린 주치의에게 백신 이상반응 신고를 신청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최씨는 "당시 의사가 어머니 증상이 AZ 부작용 10개 중 8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그런데도 병원 측은 '미처 발견 못한 희귀 질환일 수 있어 소견서를 써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오모씨(36)도 지난 8월 AZ를 맞은 뒤 9일 후 급작스럽게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60대인 오씨 아버지는 평소 앓던 지병이 없었다. 오씨는 "보건소에 연락했더니 '이상반응은 개인이 아닌 의사가 신청하는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며 "부검의에게 이상반응 신고를 부탁했지만 역시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인과성 인정' 손 놔…의협 "정부가 해야" vs 정부 "판단은 의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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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5시쯤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 광장에서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팬데믹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사진=황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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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뿐만 아니라 정부 역시 인과성 인정 절차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씨는 어머니가 사망한 뒤 의사가 소견서를 써주지 않자 지난 2일 질병청에 이상반응 보고를 신청했다. '이상반응 보고'는 의사가 이상반응을 신고해주지 않지만 접종자 측에서 신고를 원하는 경우 접종자 혹 보호자가 밟는 절차다. 그러나 최씨는 여전히 어머니 죽음에 대한 백신 인과성 인정을 받지 못했다.

최씨는 "보건소에 이상반응 보고를 신청했더니 보건소는 진료 확인서, 의무 기록지 등 각종 모든 서류를 직접 떼와야 한다고 했다"며 "어머니가 병원을 한두 군데를 간 게 아닌데 이상반응을 신청하기 위해 무급 휴가까지 내고 병원을 돌아다닌다. 정부가 개인에게 입증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모씨(53)는 화이자 1차 백신을 접종한 뒤 5일 만에 급성뇌출혈로 쓰러진 20대 아들을 지난 9월 떠나보냈다. 이후 박씨는 주치의 소견서 없이 보건소를 거쳐 이상반응을 신고했지만 최종적으로 질병청으로부터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러한 백신피해자들 호소에 의사들은 인과성 인정에 대한 부담이 오롯이 의사에게만 떠넘겨져 있는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진료 등으로 이미 업무가 과중한 상황에서 정부는 의사에게만 이상반응 신고를 떠맡긴다"며 "의사가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해 인과성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질병청은 이상반응에 대한 의학적 판단이 의사 본연의 업무라며 '떠넘기기'가 아니라고 해명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정부는 백신 부작용의 범위와 종류를 안내하고 있다"며 "정부 안내에 따라 이상반응을 신고해야 하는 건 의사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반응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인과성 인정이 안 돼도 정부는 최대 3000만원까지 의료비를 지급한다"며 "해외와 비교하면 정부는 백신 피해 보상과 지원에 적극적인 편"이라 덧붙였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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